중국 최고 부자 자리가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다시 바뀌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세운 장이밍이 중국 최고 부자 자리를 되찾았고,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량원펑과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의 천톈시도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 기업 조사기관 후룬연구원은 27일(현지시간) 상하이에서 '후룬 중국 부자 리스트 2026'을 발표했다. 올해로 28번째 발표되는 이 명단은 2026년 9월 1일 기준 공개된 정보와 시장 평가액 등을 토대로 개인 재산이 50억 위안(약 1조원) 이상인 기업가를 집계했다.
올해 명단에 오른 부호는 1천529명으로 지난해보다 95명 늘었다. 증가율은 6.6%로,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21년의 1천460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전체 재산은 7% 증가한 4조8천억 달러(약 6천448조 8천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기준 한국 국내총생산(GDP·1조8천700억달러)의 약 2.56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달러 기준 억만장자는 지난해보다 155명 늘어난 1176명으로, 미국보다 176명 많았다.
후룬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장이밍의 재산은 997억 달러(6천700억 위안·134조원)로, 이번 집계에서 처음으로 6천억 위안을 넘어선 인물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327억달러·약 43조원)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장이밍은 지난해보다 재산을 2천억 위안 늘리며 중국 부호 1위에 복귀했다. 바이트댄스의 성장과 AI 분야에 대한 투자가 자산 증가의 배경으로 꼽혔다.
장이밍은 2024년 재산 3천500억 위안(약 70조 1천억 원)으로 처음 1위에 오른 뒤 지난해 생수업체 농푸산취안 창업자 중산산에게 정상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올해 중산산의 재산이 줄면서 다시 선두에 섰다.
중산산(72)은 재산 4천100억 위안(82조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23% 감소한 수준이다. 농푸산취안과 백신 제조업체 완타이바이오의 주가 하락이 자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후룬연구원은 농푸산취안 주가가 지난해 고점보다 크게 하락했고, 완타이바이오 주가도 반토막 났다고 설명했다.
3위는 배터리 제조업체 CATL(닝더스다이) 창업자 쩡위친(58)이 차지했다. 재산은 3천850억 위안(77조원)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55)은 3천460억 위안(69조원)으로 4위에 올랐다. 마화텅의 재산은 전년보다 26% 감소했다.
5위는 가전업체 메이디그룹의 허샹젠 일가로 재산은 3천100억 위안(62조원)이다. 6위는 조선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헝리그룹의 천젠화·판훙웨이 부부로, 재산은 3천20억 위안(60조원)으로 집계됐다.
AI 분야 창업자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41)은 재산 2천800억 위안(56조원)으로 7위에 올랐다. 올해 처음 명단에 진입한 량원펑은 AI 대형 모델 분야의 대표적인 신흥 부호로 꼽혔다. AI 반도체 업체 캠브리콘 창업자 천톈시(41)도 재산 2천50억 위안(41조원)으로 10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40대 기술기업 창업자 3명이 올해 중국 부호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상위권뿐 아니라 전체 명단에서도 AI와 반도체, 로봇 분야 기업가들의 존재감이 커졌다. 후룬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명단에서 AI 관련 기업가는 160여 명, 로봇 관련 기업가는 80명에 달했다. 상위 10위권의 절반, 상위 100위권의 약 60%는 반도체·AI·로봇·신에너지 분야에서 부를 축적한 기업가들로 집계됐다.
후룬연구원은 "AI 인프라 건설에 따라 컴퓨팅파워(연산력) 산업망, 반도체, 광모듈 등 하드웨어 기업의 재산이 함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AI 모델 개발 기업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반도체와 연산 인프라 관련 기업의 자산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른 기술기업 창업자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 창업자 주이밍은 1천90억 위안으로 39위를 기록했다.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 창업자 왕싱싱(36)은 재산 695억 위안으로 78위에 올랐다. 반면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은 1년 사이 재산이 1천570억 위안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부호들의 거주 지역도 변화했다. 선전은 올해 177명의 부호가 거주하는 도시로 집계돼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30명 늘어난 수치다. 반도체와 AI, 로봇 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된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상하이는 161명으로 2위, 베이징은 140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홍콩은 102명으로 처음 100명을 넘어섰고, 항저우는 88명으로 뒤를 이었다.
명단에 오른 기업가의 평균 연령은 61세였다. 여성은 전체의 23.2%로 지난해보다 0.8%포인트 증가했다. 여성 부호 가운데 70%는 자수성가형으로 분류됐다. 렌즈 테크놀로지 창업자 저우췬페이는 재산 190억 달러로 여성 부호 1위에 올랐다.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가의 비중은 5.7%로 지난해 6%보다 낮아졌다. 전국인민대표대회 대의원은 44명으로 전년과 같았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대의원은 43명으로 2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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