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아버지를 닮지 말아라

하나있는 아들녀석이 애비를 쏙 빼닮았다. 내 친구들이 길에서 이애를 만나면 "너 아무개의 아들이 아니냐"고 물을 정도다. 생김새를 닮은 것은 핏줄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취향과 행동까지 닮은 데는 신비로움마저 느낀다.살면서 노력한 덕인지 모르나 보름이상 해외여행을 해도 김치나 된장찌개를찾지않을만큼 {잡식성}이 되어버렸지만 어릴때 나는 까다로운 아이였다. 어촌에서 자라면서도 비린내 난다고 생선을 먹지않았고 느끼하다고 돼지고기를먹지 않았다. 이녀석은 한술 더 떠서 생선양념구이도 먹지않는다.고3때 밥을 천천히 먹는다고 친구들이 나를 장식(장사)이라고 불렀다. 이녀석도 엄청 느리게 먹는다.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우물우물 괜한시간을 보내는 습벽이 있다. 아침 6시에 잠이 깨어 집을 나올때까지 한시간반에서 두시간정도 소요된다. 시간이 촉박해지면 몸과 마음이 함께 바빠서 땀까지 흘린다. 어떤때는 스스로에게 짜증을 부리기도 한다. 그때마다 다짐을하지만 반성과 반복이 있을 뿐이다. 고3인 이녀석도 아침을 거르고 집을 나설지언정 꾸물거리는 시간을 단축시키지는 못하고 있는것 같다.얼마전 어느 일요일. 저녁을 먹으면서 녀석과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얘기를주고 받았다. 나는 결론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가 일생을 마감하는 날{실패한 인생을 살았다}고 스스로 평가하게 된다면 그것은 시간관리의 실패가 주인이라고 할수 있다. 시간낭비하는 습관일랑 부디 아버지를 닮지 말아라"인생살이에 시간보다 소중한 자원이 없지않을까. 내 아들과 그와 비슷한 부류의 젊은이들이 시간의 소중함을 곱씹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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