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선수에 맞춘 김호의 야심작

1-4-4-1시스템. 한국 김호사단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잘 알려진 전술이다.1-4-4-1이란 최종수비 1명, 수비 4명, 미드필더 4명 전방공격수 1명으로 운용되는 수비중심의 축구다.기존 4-4-2(수비 4명, 허리 4명, 공격2명)에서 투톱시스템의 전방공격수 1명을 중앙수비수로 빼돌려 수비벽을 두텁게 하는게 주요골자다.1명으로 배치되던 스토퍼(중앙수비수)를 2명으로 증원, 고질적인 수비불안을해소하고 발빠른 미드필더를 동원, 기습을 노리는 신전술이다.월드컵지역예선에서는 볼수 없었던 이 전술은 본선에서 한국보다 한수위로평가되는 볼리비아, 스페인전을 초점으로 맞춰 놓았다.

위기때면 상대 공격수를 번번이 놓쳐버리는 한국의 수비력에 적합하게 창안됐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의 축구현실에 맞게 고안된 김호의 야심작이라는 것.

그러나 문제는 새전술이 축구에서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라는데 있다.한국대표팀이 최근 8차례 평가전(4승2무2패)에서 1-4-4-1을 시험운용, 득점15, 실점 9점으로 여러모로 나아졌다고는 하나 선진축구와의 수준을 비교해보면 신전술의 허세가 금방 드러나고 만다.

1-4-4-1로 과연 현대전술의 새 조류인 압박축구에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평가전에서는 약팀이 대부분이었으나 본선에서 맞붙게 될 독일, 스페인, 볼리비아는 {미래형사커}라는 압박축구로 무장한 강호다. 이들은 개인기와 기동력으로 상대를 압박,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하는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반해 한국의 경우 압박축구를 배울만한 노력도 실력도 갖추지 못했다는게 솔직한 표현이다.

전술은 팀구성원의 기량과 능력에 맞춰 짜여지는 것. 그런만큼 압박축구는우리가 넘볼수 없는 축구선진국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은 이미 압박축구로 인해 창피를 톡톡히 당한바 있다. 지난해 아시아지역예선에서 일본에 참패, 충격을 던져줬던게 바로 그것.

일본은 90년초부터 초보적인 압박축구를 익혀 절치부심 {한국타도}를 외쳐왔다. 정신력결여등이 패배원인으로 분석됐지만 사실은 일본의 압박축구에 대한대응부족이란게 숨은 얘기다.

한국축구가 전술이나 개인기에서 볼리비아, 스페인에 비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게 비정한 현실이다.

{정신력과 투지}로 대별되는 한국축구가 16강진입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선탄력적인 전술운용과 함께 전후반 90분내내 쉴새없이 뛰어다니는 특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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