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북한 김일성주석간의 남북한정상회담이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내달 25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린다.남북한은 28일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개최를 위한 예비접촉을 갖고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등을 집중 논의한끝에 1차정상회담을 7월25일부터 27일까지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했다.남북 양측은 또 2차 정상회담은 김대통령과 김주석이 1차 평양회담에서 논의해 시기와 장소를 결정키로 했다. 우리측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을 8월중 서울에서 열 것을 제의했으나 북한측이 평양 1차회담에서 논의할것을 주장함에 따라 이를 받아들였다.
김대통령과 김주석간 첫 평양대좌는 지난 45년 해방이후 분단과 6.25전쟁으로 이어진 남북간 동족상잔의 비극과 불신.반목의 골을 딛고 국제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인 북한핵문제를 비롯, 서울과 평양간 화해와 협력 그리고 남북관계전반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이룰 시발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가 크게 주목된다.북한핵문제를 둘러싸고 한반도에 긴장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북핵문제에 대한 물꼬가 열릴 가능성이있으며 핵문제가 풀리면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분단지역인 한반도에 대결의먹구름이 걷히고 통일로 이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상회담에 응한 북한의 의도와 목적이 어디에 있든 일단 남북정상이마주앉게 되면 그 자체가 남북관계 전반은 물론 북한과 미.일수교및 남북경협문제등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주변정세에 커다란 분기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과 김주석이 과연 한달뒤에 열릴 평양회담에서 남북한간에 대립과반목을 씻고 화해와 협력의 관계를 열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일단 양측정상간에 회담을 갖는 것 자체가 6.25전쟁까지 경험한 한반도 현실에서는엄청난 지각변동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물론 핵개발을 강행,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하고 전쟁불사를 호언하던 김주석측이 이렇듯 갑자기 미소를 띠며 남북정상회담에 호응하고 나선데에는 나름대로 저의와 의도가 있다고 볼수 있다.
북측이 정상회담에 응한 것은 당장 내달 8일로 예정된 미-북 3단계 고위급회담을 성사시켜 미.북수교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뜻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김대통령이 북측의 의도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하고나선 것은 무엇보다 먼저 남북관계에서 이니셔티브를 잡아 통일의 주도권을장악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또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국가보위를 위해서는 정상간의 담판을 통해북한 핵개발을 막아야 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소신이 반영됐다고 볼수있다.김대통령은 김주석과 단독으로 대좌하는 것이 당장은 핵문제해결과 북한의개방을 이끌어내고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지평을 열 수 있는 관건일 뿐 아니라통일을 앞당기는 전기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분단이후 반세기만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어쩌면 의제가 그다지 중요한게 아닌지도 모른다.
회담에서 무엇을 논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떠나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가서로 얼굴을 맞대고 악수를 교환하는 것만으로도 그 역사적 상징성이 충분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남북한의 현실에 비추어김영삼대통령과 김일성주석간의 만남은 지난 50년 세월 겨레의 아픔을 보상해줄 수 있는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함께 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남북은 이번 예비접촉에서 정상회담의 조기성사를 위해 의제를 구체적으로다루지 않고 주로 시기와 장소 문제만을 논의했지만, 이처럼 전격적으로 회담이 성사된 배경과 과정을 되짚어보면 김대통령과 김주석이 과연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를 예상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이 사실상 미행정부의 특사로 남북한을방문한 카터전미대통령의 중재와 당면 최대현안인 북한 핵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또한 이제는 싫든 좋든 핵문제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서울과 평양의두 당사자와 워싱턴간의 3각구도속에서 실마리를 풀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주변정황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중의 하나다.이러한 맥락에서 오는 7월25-27일로 예정된 김대통령과 김주석간의 평양회담은 이보다 앞서 제네바에서 열리는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과 상호 밀접한 연관을 맺게될 것이 분명하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북한과 미국의 관계진전과 북한 핵투명성 보장,그리고 남북문제가 서로 꼬리를 물고 영향을 주고 받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우선 평양회담에서는 일단 구체적이고도 가시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는 어려울것으로 정부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대통령과 김주석은 오히려 평화정착을 위한 세부적인 실천문제는 고위급이나 실무회담으로 넘기고 전쟁재발방지등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문제에 주력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관점에서 북.미 3단계회담에서 집중 거론될 것이 분명한 북한 핵문제는우리측 입장에서 볼때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의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이와함께 평양회담의 의미와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한다는 차원에서 이산가족의 상봉문제도 어떤 형태로든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특히 평양회담이 상당한 진척을 보일 경우에는 남북경협문제와 북.미수교,휴전 협정의 남북한 평화체제 전환문제, 이산가족의 서신교환과 상호왕래, 그리고 통일문제에 이르기까지 의제의 범위도 자연스럽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부수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남북정상의 상호방문이 실현될 경우 고위급회담외에 정상간 대화를 보좌하기 위한 별도의 채널을 가동하는 문제도 거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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