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둑...이창호의 기다림

이창호는 한없이 기다린다.기다리는 바둑은 자연히 적극적인 공격형 보다는 수비형이 되기 쉽다.팽팽한 긴장을 견디지 못한 상대가 때가 아닌데 먼저 도발한다면 허점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 상대의 약점을 조금씩 조금씩 무너뜨려 가는 것이 이칠단의 장기다.흥분한 상대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당했구나'하고 느꼈을 때는 미세하나마 이칠단에게로 기울어진 다음이다.이후 그 작은 차이를 극복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체험한 사람만이알 수 있다.

이칠단에게 있어서 기다림이란 초중반을 가리지 않고 바둑의 유불리에 관계없는 거의 일관된 특성이다.

흑○ 의 전개에 백86은 이칠단다운 기다림을 표출한 수.

마음같아서는 이렇게 큰곳을 뺏기고는 당장 우상쪽에 걸치고 싶다. 그러나이칠단은 중복되고 좁은 곳이지만 지킬 곳은 다 지켜놓고 때를 기다린다.따라서 흑89이하는 白모양을 중복시키자는 것이며 흑93에 지켜 대만족.白94도 흑95를 허용하면서 묵묵히 제갈길만 간다.

흑101까지는 서로가 최선의 실리확보.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