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그늘진 곳의 생존 ?또 몇며칠이 지났다. 나는 드디어 쥐와 동무가 되었다. 나는 찍찍이와 함께논다. 밥을 먹을 때는 빨리 방으로 돌아가고 싶다. 밥 한 숟가락을 몰래 주먹에 쥔다. 한 숟가락도 아쉽지만, 찍찍이 몫을 남겨야 한다. 내가 방으로돌아오는 것을 찍찍이는 용케 안다.
밥 쥔 손바닥을 펴면 찍찍이가 달려온다. 찍찍이가 밥을 먹을 때, 나는 다른손으로 찍찍이를 잡는다. 넌 밥만 먹고 사니? 나는 찍찍이에게 묻는다. 너의형제는 누구니? 아버지 엄마도 있지? 나는 찍찍이에게 여러말을 묻는다. 찍찍이는 나처럼 대답을 못한다. 내 말은 알아 듣는 듯하다. 찍찍이는 한눈을파는 법이 없다. . 늘 말똥한 눈으로 나를 본다. 나는 찍찍이를 품에 안고잠을 자기도 한다. 찍찍이가 제 집으로 가면 나는 높다란 들창을 본다. 파란하늘이 쇠창살 사이에 걸려 있다. 이따금 새가 그 창을 가로지른다. 까치·참새, 거러는 동박새·굴뚝새도 있다. 나는 하늘과 새를 보면 산골이 생각난다. 아버지, 엄마와 시애, 할머니가 떠오른다. 그들은 내게 많은 말을 한다.나는 늘 그들과 함께 있다. 나는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은 늘 내게 말을 하기 때문이다. 배가 부를 때, 더러 나는 인희엄마를 생각한다. 인희엄마를 생각하면 그 짓이 떠오른다. 인희엄마는 살이 쪄 몸이 피둥했다. 젖둥이가 불룩했다. 허리가 굵고 튼튼했다. 엉덩이가 컸다. 몸 어디한군데 각진 데가 없었다. 손님이 끊기면, 인희엄마가 나를 불러들였다. 나를 안방으로 불러들인 첫날이었다. 인희는 잠에 들어 있었다. 인희엄마는 내게 화투를 치자고 말했다. 나는 화투를 칠줄 몰랐다. 내가 가르쳐주면 되지하고 인희엄마가 말했다. 내게 화투장을 나누어 주었다. 인희엄마가 같은 그림끼리 먹으면 되는거야 하고 말했다. 나는 판판이 졌다. 어떻게 해서 졌는지 알 수가 없었다. 너는 어떤 게 점수가 되는지 잘 먹을줄 모르는구나 하더니 인희엄마가 내손을 잡았다. 내가 먹는걸 가르쳐줄까? 인희엄마가 은근하게 말했다. 인희엄마가 형광등 스위치를 눌렀다. 나는 그짓이 처음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늘 아팠다. 인희엄마가 앓기 시작했다. 잠시뒤, 그 소리가 진짜 아파서 내는 소리가 아닌줄 알았다. 나도 아프지 않았다. 그짓이 즐거움은 일이 끝난뒤에 알게 된다. 넌 참 힘찬 연장을 가졌구나 인희엄마가 내 거기에 손을 얹고 말했다. 오늘은 이 방에서 자도 돼. 내일 아침 인희가 깨기전에 나가. 인희엄마의 말에, 나는 그날밤은 안방에서 잤다. 새벽녘 내가 잠에서 채 깨지 않았을 때였다. 인희엄마의 머리가 내 사추리에 박혀 있었다.내가 그 생각에 잠겨 있다보면, 후딱 밥먹을 시간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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