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세월을 민족과 함께 해온 역사의 물줄기 낙동강.낙동강은 강원 영남지역1천3백만여명의 유역주민들의 생명수나 다름없다. 그러나 낙동강은 이제 서서히 생명력을 잃어가면서죽음의 강으로 변해가고 있다.
낙동강의 오염은 발원지인 태백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높이 1천5백67m 백두대간의 중심인 태백산에도 인간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자연본래의 원형을 점차 잃어가고 있었다. 태백산에서 흘러내리는 낙동강은 소도천과 태백시내를 흐르는 황지천과 만나 여러가지 전설을 간직한 태백의 관문인'구문소'를 지나면서 철암천과 합류돼 최상류줄기를 이룬다. 정상부근 용정샘도바로곁에 들어선 사찰에서 샘에 뚜껑을 하고 콘크리트 구조물로 막아 원래의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샘옆에 용정수라 새긴 기념석만이 용정의 자취를 알려 주고 있을뿐이다.
용정 샘물은 인근에 들어선 사찰서 30여m를 끌어당겨 식수로 사용,계곡으로 흘러나가는 물은 이제 쓰고 버려지는 허드렛물 뿐이다.
태백산 깊은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은 수많은 지천과 개울을 만나 다시 맑은 물 본래의 모습을 찾아 4㎞길이의 소도천 최상류인 당골계곡에서는 도마뱀이 발견되는등 말그대로 벽계수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당골계곡물 마저도 지금은 등산객등 방문객들이 버린 각종 음식찌꺼기가 물과 바위틈에 군데군데 남아 있는 등 점차 인간의 손길로 오염되고 있었다.
이번조사에서 소도천 최상류인 당골 계곡물은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0·82㎎/ℓ로 청정수였으나 이곳에서 불과 2㎞도 떨어지지 않은 황지천에서 3·2㎎/ℓ로 3급수로 수질이 크게 나빠지고 있다.
이는 하수종말처리시설이 없는 태백시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와 탄광폐수 및축산폐수등 하루 2만5천여t의 폐수가 그대로 황지천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지천은 이미 식수는 물론 맑은 개울에서 볼 수 있는 플랑크톤은 찾아볼수 조차 없어 피라미 가재등의 어종이 살 수 없는 개천으로 변해 있었다.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고지대에 황지천을 끼고 좁은 계곡 양편에 형성된 태백시는 주변의 중간중간에 좁은 공지를 개발,부지를 조성하느라 중장비가굉음을 울리고 있었다. 광산도시를 탈피하려는 새로운 몸부림이 거세다. 개발은 또다른 오염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 생태전문가들이 우려섞인 시선으로 지켜보고있다.
지금은 한창 석탄을 캐어내던 시절의 시커먼 시냇물은 보기 어렵지만 소도천등탄광천 하류는 대신 황갈색을 띤 물이 흐르고 있으며 황지천도 생활하수 등으로 거품을 머금은 혼탁한 물이 되어 흐르고 있다.
태백은 도시의 특성 때문에 필연적인 환경유발요인을 안고 있다. 지난 90년 이전까지 이들 하천 상류에는 40개의 크고작은 탄광에서 무연탄가루와 폐수를낙동강 상류에 쏟아 부었다.
현재는 석탄산업의 사양화와 함께 거의 폐광되고 석공 장성광업소 등 3개 탄광만이 채탄을 계속하고 있으나 함태탄광 등 폐광에는 철구조물 등 채광시설이녹슨채 방치돼 있으며 제대로 폐광처리를 않은 폐갱구에서 황산,알루미늄,아연등 중금속이 녹아 있는 물이 소도천 등을 황갈색으로 물들이고 바위까지 붉은색깔로 변색시키면서 흘러나와 낙동강 상류로 유입돼 생태계를 파괴하고있다.조사팀이 소도천 상류인 당골계곡에서 돌에 붙은규조류를 채취,분석한 결과청정수에서만 서식하는 플랑크톤인 호청수성종의 '아케난테스 콘버겐스'가 상대빈도 35·4%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한나에아 아쿠스' 21·6를 차지,지극히 맑은 수준인데 반해 황지천은 오염지역에서만 나타나는 호오염성종인'니찌아 파레아'가 59·2%의 높은 빈도를 보였고 '곰포네마 파부럼'이20·0%로 나타나 수질오염이 심각함을 반증했다.
조사팀의 이정호박사는"황지천에 서식하는 동식물 전반에 대한 조사가 끝나야알겠지만 호청수성종의 플랑크톤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은 생태환경이 크게파괴됐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규조를 이용한 수질의 유기오염도 평가인 다이포(DAlpo)결과도 당골의 다이포치는 87·1로 나타나 청정수역으로 조사된 반면 황지천은 다이포치가 13·85의아주낮은 값으로 나타나황지천의 수질 오염도가 낙동강중류 강창교지점의 수질과 비슷한 등 심각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다이포 값은 0에서 1백까지 범위를 가지며 가장 깨끗한 물이 1백, 가장 오염이 심한 물이 0이된다)규조류는 해수와 담수에도 서식하며 청정수역서부터 극히 오염된 수역까지 널리 분포하는 조류 군집으로 수질환경변화를 파악하는 대표적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이번 조사팀의 규조류 채집조사결과로 황지천부터 이미 죽어가고 있다는사실이 단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조사단의 유승원박사는"황지천등 낙동강 상류천의 오염이 생각보다 심각하다.하수처리장 조기건설 폐광수처리등 생태계보존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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