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0주년을 맞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과거의 역사 발굴등 한·일 양국이 새로운 관계 정립을 하는데 디딤돌이 될 서적들이 쏟아져 나와 관심을 끈다.재일사학자 강덕상씨가 쓰고 홍진희씨가 옮긴 '조선인의 죽음-관동대지진과 조선인 대학살의 진상'(동쪽나라 펴냄)은 십수년에 걸쳐 방대한 자료 수집을 하고 생존자들의 증언과 철저한 고증을 통해 학살만행이 일제의 치밀한음모에 의해 계획적으로 저질러진 사건임을 밝히고 있다.
1923년 9월, 일본의 관동대지진 당시 재일 한국인 6천4백15명이 참혹하게희생됐다. '대일본제국'은 엄청난 재앙 앞에서 극도로 흉흉해진 민심을 수습할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해 위기의식을 조장할 필요가 있었다. 일본 경찰과군대는 재일 한국인을 그 희생의 제물로 삼는 음모를 꾸몄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불을 지르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져 나갔고'청년단'등 급조된 일본인 자경단은 광란의 '조선인 사냥'에 나섰다.일제는 갖은 은폐로 서둘러 사건을 종결해 버렸고 그후 72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진상규명이나 책임 규명 한번 없이 그 만행은 잊혀져 왔다.사상최초로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한 이 책은 일본에서 출간 당시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데 특히 미공개 희귀사진 50여점을 수록하고 있다.지명관 교수(한림대 일본학 연구소장)가 쓴 '저고리와 요로이'(다섯수레펴냄)는 가장 가까운 나라의 하나이면서도 가장 먼 이웃으로 머무를 수 밖에없었던 일본과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편견없는 객관적 시각으로 비교하고 있다.
저고리와 요로이(갑옷), '문'과 '무'로 대별되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회·문화적 전통을 섬세하게 분석하고 있는 이 책은 아시아적 시각에서 어긋나있는 일본적 사고 방식을 파헤치고 일본의 힘의 논리가 일제 35년동안 한국의 사회와 역사에 던져놓은 문제등을 짚어보고 있다.
일본 메이지대 문학부 교수인 운노 후코쥬(해야복수)가 쓴 '일본의 양심이본 한국병합'(새길 펴냄)은 조선의 개국, 강화도 사건부터 한국 병합에 이르는 일련의 사건과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흔히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 즉 한국 병합이 대등한 두 나라간의 병합이 아니라일제에 의한 군사강점임을 최근의 연구 성과 및 사료를 동원해 밝히고 있다.이 책은 식민지지배 자체가 잘못이라고 주장하는등 한국인으로서는 당연한역사인식이지만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이 실증적 사료에 입각, 이러한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종군위안부들의 태평양 전쟁'(쑥맥 펴냄)은 칠순이 넘는 일본인 여성 야마다 메이코씨가 쓴 책. 전쟁 당시 해군성에 근무했던 그녀는 당시 썼던 기사, 참전 장교들이 남긴 기록, 경험자들의 증언, 현지인들의 증언, 심지어당시 식민지였던 나라들의 교과서, 미군측의 심문자료등 사실적 근거를 토대로 일본인 스스로를 고발하고 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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