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춘추필법

춘추는 역사를 뜻하기도 한다. 춘추좌씨전 은 노나라 사관이 짓고 공자가 가필했다는 역사책이다. 춘추필법 이란 말이 있다. 대의명분을 밝히는 역사서술의 준엄한 논법이다. 공자는 이 춘추좌씨전 에서 이전의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비판과 수정을 가하고 옳고 그름의 가치판단을 준엄하게 내리고 있다.

진(晋)나라에 영공이라는 포악한 임금이 있었는데, 그는 누각 위에서 지나가는백성들에게 활을 쏘아 우왕좌왕 살려고 허둥거리는 모습을 즐긴 그런 위인이었다. 또 요리사가 요리를 잘못 만들었다 하여 그를 죽여 요리사의 아내에게 짊어지고 대궐 앞으로 지나가게 했다. 이를 본 재상 조돈은 나라의 장래를 크게걱정하여 여러번 간언하였고, 이게 싫은 영공은 자객을 시켜 조돈을 죽이려 하였으나 실패한다. 영공은 다시 그를 연회에 초대한후 죽이려 하였다. 낌새를 챈조돈이 달아나자 사나운 개까지 풀어 군대와 함께 공격하였으나 그의 덕망에감화를 받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탈출한다.

얼마후 영공은 조돈의 조카인 조천에게 피살되었는데, 이때 조돈은 국경을 넘지못하였고 영공의 죽음을 듣자 되돌아왔다. 이에 태사 동호는 조돈이 임금을죽였다 고 써서 조정에 내걸었다. 이런 사실에 대하여 공자는 동호는 훌륭한사관이다. 법대로 써서 조돈의 죄를 숨기지 않았다. 또 조돈은 훌륭한 대부이다.법 때문에 악명을 감수하였다. 아깝다! 국경만 넘었더라면 그 오명을 쓰지 않았을텐데 라고 가필하였다.

지금 만약 공자가 나타난다면 오늘의 역사 서술에다 어떻게 가필할지 자못 궁금하다. 역사는 바로 세워져야 한다. 그러나 분위기와 감정과 권력에 영향받지아니하는 침묵하는 더 많은 대중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먼저 헤아려 보아야 할것이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으니까.

〈경북대 부교수.중국어학 권택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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