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소년 性유혹에 무방비 상태

"학교 성교육 강화 시급"

서울의 여중생 출산사건, 충남아산의 11세 소녀 집단 성폭행사건 등이 위험수위의 우리사회 성윤리 현실을 노출시키면서 성범죄에 대한 정부차원의 강력한 제재조치와 함께 예방차원의 학교 성교육 강화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기방어에 약한 청소년들을 성폭행과 성적 유혹으로부터 격리시키고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성, 청소년대상 상담기관 관계자들은 최근 일련의 사건들은 곪을대로 곪은 상처들이 한두개 터뜨려진,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이 사회의 성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는말이다.

지난 5일 대구여성의 전화 성폭력상담소(소장 張基純, 475-8085)에는 60대 노인이 같은 동네의 정신지체 여중생 1천원을 미끼로 상습 성폭행을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주위사람의 제보가 들어왔다. 또 서울 여중생의 출산사건이 터진 그날, 모병원에서는 대구의 여중 2년생이 낙태수술을 받았다. 한 주부는 남고생인 아들의 친구가 성병감염사실을 오히려 자랑하고 주변친구들이 이를 부러워하는 현실을 개탄했다.

미혼모 보호시설인 대한사회복지회 대구지부 산하 혜림원(756-1392)의 경우 평균 30명의 미혼모가 출산, 산후조리, 자활교육까지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이들중 10대후반부터 20대초반이 70~80%이며 특히 10대가 약 40%나 차지하고 있다. 이 복지회의 李錫林 상담과장은 86년 개원당시만 해도 10대 미혼모가 매우 드물었는데 갈수록 저연령화, 고학력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고 밝혔다.

대한가족계획협회 대구경북지부 청소년상담실(566-1900)의 지난 상반기(1~6월) 총 상담건수 9백49건중엔 자위행위(1백11건)관련 상담이 가장 많고 원치않는 임신(92건), 이성교제(90건), 성충동(77건), 성도착증(14건), 성폭행(9건) 등 청소년의 성문제 상담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한 자녀의방에서 포르노물을 발견했거나 컴퓨터 음란프로그램을 즐기는 사실을 안 부모들이 충격으로 떨며자녀들을 어떻게 지도해야할지 고민하는 전화도 81건이나 된다.

청소년들의 상담전화를 받다보면 기가 딱 막힐 때가 많다 는 이 상담실의 申基淑실장은 이같은문제가 일부 불량청소년들에게나 해당된다고 여기는 것은 편견이며, 지극히 정상적인 청소년들중에도 부모들이 미처 생각지도 못할 성의식과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 밝혔다.이같은 현실에 대한 대안은 가정과 학교에서의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성교육, 그리고 파렴치한 성범죄자에 대한 단호한 법적 제재로 모아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정의 성교육부재는 말할 것도없고 학교 성교육도 중1 가정 또는 생물교과의 수박겉핥기식 지식교육에 불과,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문강사 초청 성교육의 경우 여학교에만 편중될뿐 대다수 남학교는 역효과를 우려해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다. 성교육 전문강사이기도한 申실장은올해 2/4분기에 특강 초청을 받은 33개의 학교중 남학교는 5개교뿐 이라며 건강한 성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남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성교육의 기회가 제공되야할것 이라고 강조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