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木曜칼럼-世風

"指導者論"

많은 사람들이 차기 대권을 꿈꾸고 있는데, 지도자의 길은 간단치 않다. 지도자가 되기전 오랜기간의 준비가 있어야한다. 회의 한번하는데 있어서도 준비해서 하는 회의와 아무 준비없이 회의에 임하는 것엔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법인데, 하물며 국가의 지도자가 되는데 있어서랴.

국가.민족의 지도자가 갖춰야 할 여러조건.덕목들은 작은 조직(기관.단체)에도원용(援用)될 수있으리라고 본다. 대체로 크고 작은 조직체의 지도자는 ①조직체의 목표설정 ②조직의 통합력 ③종합판단을 위한 기초소양 ④위장되지않은정의감 ⑤희생정신등을 갖춰야할 것이다. 앞의 몇개 하드웨어 중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희생정신이라고 필자는 주장하고싶다.

지도자는 앞의 5개항의 골격만 갖추면 되느냐하면 그렇지 않다. 몇가지 소프트웨어 가 없으면 그 조직을 원만히 운영할 수 없다. 그 몇가지로 정리한다면①사람쓰는것 신중히할것 ②일단 기용한 사람에 대해선 의심을 버릴것 ③조직구성원끼리의 고자질 또는 외부의 모함을 배제할것 ④자만심.공명심을 경계할것등으로 요약해 볼수있다.

요즘 무슨 계절풍처럼 또다시 동양사상에 관심들이 나타나고있지만, 동양의 교훈은 영원한 것이 많다. 맹자 의 양혜왕 하권7장에 나오는 얘기는 아무리 좌우의 사람이 현명하다해도 온 나라 사람들이 신중하다고해야 그때 등용하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상대를 잘 살펴본 연후에야 등용해야 합니다 고 기록돼있다고한다. 나라에 인사(人事)가 있을 때마다 비판의 소리가 높은 것은 인사권자가동양철학에 관심이 적어서일까.

불행한 헌정사 연속

도끼를 잃어버린 사나이가 이웃집 아이행동이 수상쩍어 계속 그아이에게 혐의를 두고있었는데, 나중에 도끼를 찾고부터그 아이의 행동에 의심스런 구석이 없음을 깨달았다는 고사(故事)는 열자 의 설부편에 나온다. 일을 맡긴 사람에대해선 의심을 버리라는 것이다.

공명심과 자만심은 반드시 경계해야한다. 나귀와 수탉이 풀밭에서 놀고 있는데,사자 한마리가 뛰어들었다. 나귀는 죽었다고 생각했다. 이때 수탉이 사자를 보고 꼬끼오! 하고 크게 울었더니 처음듣는 닭소리에 사자가 놀라 달아났다. 나귀가 가만 보니 그 무서운 사자가 닭한마리에 못이기는 것이었다. 별것아니다싶어 달아나는 사자를 추격하다 뒤돌아 본 사자의 밥이 되고 말았다는 얘기다.제 도끼에 발등 찍힌다(自斧월足)라는 말이 여기서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중에는 상호 보완적인 것도 있지만 상충되는 점도 있다. 신중하자 해놓고 결단력을 요할때도 있다. 의심하지 말라는 훈계와 더불어업무의 진행과정과 사후점검에 치밀함을 요할때도 있는 것이다. 많은 연구와준비과정을 통해서 지도자의 덕목은 하나씩 쌓이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지도자가 될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불행한 헌정사(憲政史)를 통해볼 때지도자를 잘못만난 예가 적지않았음은 다 아는 얘기다.

어제 는 오늘 교훈

매일신문사가 제휴신문사와 공동으로 출판한 전KGB 제1부의장 필립 보프코프

회고록에는 몇가지 시사하는 대목이 있다. 구(舊)소련의 지도자에 대한 평가가재미있다. 그의 직위.시각, 또는 친소(親疏)관계에서 오는 부분들이 있을테지만,대체로 수긍가는 대목이 눈에 띈다. 보프코프는 측근 과 전우 개념에 대해말하고 있다. 전우(戰友)란 상황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무슨말이라도 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전장(戰場)의 구성원이다. 그는 지도자의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그들의 관계는 상호 견해가 독립성을 보존할때 진정한 우정이 성립된다… 고 적고 있다. 처음엔 전우 이다가 측근 으로변신한다. 측근은 지도자의 견해를 거스르지 못한다. 지도자들이 측근 때문에실정(失政)했다는 지적이다. 어제의 역사는 왜 있는가. 오늘에 교훈을 전해주기위해 있는 것이다.

〈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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