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민선자치단체장은 무얼 하는 사람인가.작년 7월에 그 중의 한사람이 되고 난 후 1년이 지나는 동안 나 자신도 가끔그런 의문에 빠질 때가 있다.

혹자는 현재의 자치제도를 13%%의 자치 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하는데 각종 법

규나 제도 특히 재정면에서 한계를 많이 느낀다.

주민들은 스스로 뽑은 단체장이니만큼 행정기관과 관련된 웬만한 문제, 심지어는 행정기관과 관련이 없는 문제까지도 다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있는데 반해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어려움이 있다.

그나저나 자치단체장은 대단히 바쁘다.

오라는 곳도 많고 만나자는 사람도 많다. 어떤 행정학자는 지역민의 개인 길흉사에 단체장을 불러 봉투나 바라고 시간이나 빼앗고, 각종 단체에서는 자치단체장을 불러 단상에 세워야만 자기들의 권위가 서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우리지방자치의 현실을 개탄하기도 한다.

또 작년 연말 어떤 시장은 하루에도 몇번씩 각종 단체의 망년회에 불려나가서가는 곳마다 노래를 시키는 바람에 아예 밤무대 가수가 된 느낌이라고 자조하기도 했다.

물론 자치단체장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듣고 정책자료로 삼는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자치단체장은 한정된 시간을 개인이나 사사로운 단체보다는 지방정부의정책활동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주민들의 표나 재선을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상가나 예식장을 찾아다니고, 이런저런 모임마다 얼굴을 내밀고 비슷비슷한 인사말을 되풀이하는 그런 자치단체장을 원했던 건 아니잖는가. 뽑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내손으로 뽑은 자치단체장이 주어진 사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감시도 하고, 또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

자치단체장들이 손오공처럼 분신을 만드는 능력이라도 있어 여기저기 원하는대로 얼굴을 내밀 수만 있다면 또 문제는 달라지겠지만.〈대구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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