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

많은 사람들이 모인 들판에서 스승이 달을 가리키며 가르침을 펴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놀러온 동네 꼬마들이 스승의 손톱밑에 끼인 때를 보며 웃기 시작했다. 엄숙한 모임은 갑자기 어수선해졌고, 당황하고 성이 난 사람들이 아이들을 잡으려다 사람들끼리 밟히고 차이고…. 그러다가 서로 맞 고함도 생겼다. 싸움박질이 곧 온 들판을 덮었고 하늘을 밝히는 달빛은 그 들판 위에도 골고루비추었다.

어느 스님의 법어 중에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을 봐 하는 말이있다. 나는 그 뜻에는 동감하지만 상대적인 가치에 주로 사는 인간관계에 있어맞지 않는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말이라도 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 말의 어조와 상황에 따라서 뜻이 다르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달을 가리키는 행위가 완벽한 진리가 아니라면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의중은 달을 봐서는알수가 없다. 그러면 손을 봐야 한다. 달을 가리킨다 하지만 보통 집게 손가락하나만이 달을 가리키는게 아닌가. 손가락을 살펴보라. 엄지는 하늘을 가리키고나머지 세 손가락은 자기 자신을 가리키고 있지 않는가. 나와 하늘을 다같이가리키며 달을 향하는 나의 손가락의 의미는 주관적인 나를 같이 생각하고 나를 둘러싸는 주위를 다 살펴보고서야 달을 가리킬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달을 같이 살피면서 나머지 손가락이 감싸고 있는 잔금많은 손바닥도 들여다 볼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손을 보라고 해서 달을 가리키는 손톱밑의 때를 보며 비웃고 헐뜯어서달 가리키는 그 행위 자체를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고 또한 이 중에 죄없는 자가 이 여인을 돌로 쳐라 는 식의 지나친 자의식에 자신이 위축되어 달을 가리키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아니겠는가.

이제 한창 달은 둥글어 가는데, 겉도는 인간관계와 또 최근의 국내정치 기사를보고 생각나서 가리켜 보는 이 손가락은 글쎄, 어디에 헛된 그림자를 드리울지.〈세강병원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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