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동차 이야기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는 1903년 조선 고종임금이 타기 위해 미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보다 2년전인 1901년에 자동차가 이미 서울에 있었다는 사실이 미국인 버튼 홈즈의 세계여행기에 실려 있다. 이해 백만장자로 시카고대학 사진학교수였던 버튼 홈즈는 세계 여행 도중우리나라에 들렀다.

당시 증기선을 타고 인천에 내린 홈즈는 2년전에 개통한 경인선 기차를 타고 서울로 들어왔다.홈즈는 서울역앞에 있던 영국인 앰버리가 경영하던 역전호텔에 여장을 풀고 서울의 명승고적을구경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며칠후 홈즈는 앰버리의 소개로 알게 된 일행과 함께 한강 구경을 위해 자동차 한대를 빌려 타고커다란 사진기를 차에 설치한 다음 한강길인 마포로 향했다.

서대문을 막 빠져나가다가 마주오던 소달구지를 피하지 못하고 그만 충돌하고 말았다.다행히 사람과 소는 다치지 않았으나 수레는 망가져 바퀴가 빠져버렸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최초의 자동차사고였다. 홈즈는 미국으로 돌아간후 출판한 세계여행기 전10권중 마지막권에 서울의 풍물을 소개하면서 문제의 사고 현장을 사진으로 소개했다.그 사진에는 자동차가 서대문을 배경으로 서 있고 부서진 소달구지도 있었다. 사진 밑에는 1901년 자동차를 타고 서대문을 지나다가 소달구지와 충돌한 사고란 배경 설명이 있었다.그러나 사고를 낸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를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영선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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