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노동법 재개정의사를 표명, 경색정국이 다소 풀리는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 노동법 정국이 현정권을 출범이후 최대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당내에서조차 민심이반이라는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이같은 상황인식에는 여권내 다수 대선주자들과 민주계의원 심지어 이홍구대표마저 가세했다. 이홍구대표는 21일 고문단회의 자리에서 "노동법처리가 현재는 노·사, 경제 그리고 폭넓은 정치문제가 혼합된 양상으로 발전했다. 지난 2주동안 민심이반 현상같은 것이 벌어졌다"고 언급, 여권 고위인사로는 처음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 민심이반이란 말은얼마전 이한동고문이 처음 끄집어낸 바 있는데 이회창고문은 위기라는 다른 표현을 쓰기도 했다.실제로 여론조사기관들에 따르면 현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20%%대를 유지하던 지지도가 사실상 바닥권인 10%%대로 다시 추락했다는 것이다. 정권 출범직후의 80%%대에 비하면 천당갔다 지옥으로 되돌아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물론 그 원인은 김영삼대통령의 노동법 처리과정 및 그 이후 정국 전개방법에서 찾을 수 있지만특히 연두기자회견이 결정타였던 것으로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당장 피해를 입고 있는 곳이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이다. 요즘 여당내에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의원들은 겉으로 내놓고 말은 못해도 불만이 고조되어 있는 게 확연하다.
모 중진의원은 "10여년 정치를 해보지만 이렇게 집권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기는 처음인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경북지역의 모의원도 "지역에 내려가면 난리다"며 당의 인기를 간접 전했다.
민주계출신의 부산 모의원측도 "부산지역도 위천문제까지 겹쳐 현정권에게 완전히 등을 돌리고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민주계출신 인사들 사이에서는"민주계출신이란 딱지가 붙어다니는 게 부끄럽다"는 극언마저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의 인기가 바닥으로 치달릴수록 여권내 대선주자들은 더욱 황당한 처지다. 유력 대선주자중의 한 인사는 사석에서 "부산 경남사람들도 현정권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데 요즘 YS 표가어디 있느냐"고 반문했고 또다른 대선주자도 넋두리로"김영삼대통령의 낙점을 받기도 어렵지만이런 상황에서는 낙점을 받아도 곤란할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여권내 유력 대선주자들이 여당프리미엄은 커녕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는 지경이다.정가에서는 벌써 "YS낙점인사로는 선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한편 정가에서는 민심이반이 향후 여권동향의 최대변수로 부상될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이번 민심이반이 현정권 출범이후 누적된 불만이 표출되었다는 점에서 단시일내에 회복되기 어렵다면 여권의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진단이 지배적이다.
우선 김대통령이 무리하게 낙점을 시도하다가는 당이 극심한 내분에 휩싸이게 될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설령 당의 분열을 최소화시키는 후보를 결정해도 예전처럼 강력한 후보를 만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여권 대선주자들이 낙점을 받기 위해 목을 길게 뽑지는 않을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
다음으로는 여권이 대선후보를 무난히 뽑는다 하더라도 그후보는 불가피하게 현정권과의 차별성을 적극 시도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현정권을 밟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다.
어쨌든 정가에서는 이런 상황이 김영삼대통령의 '레임 덕'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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