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용사 진영도씨(68·대구시 수성구 만촌1동 678의3·사진)에겐 훈장이 없다. 하지만 진씨는 전혀 부끄럽지 않다. 진씨 곁에는 1949년 2월 입대, 6·25가 끝날때까지 전장에서 쓴 산 기록 진중일기가 있기 때문.
"사선을 넘으면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게된 기록들이 여기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어떤 훈장보다도 더 소중한 이유지요"
전쟁이 터진 바로 이튿날인 1950년 6월 26일의 일기는 당시의 참상을 생생히 전한다. "동두천에서 첫 전투를 치렀다. 결과는 참패. 혼비백산한 우리는 후퇴, 또 후퇴를 거듭했다. 엄마를 잃은 아이의 울음소리, 아이를 찾는 엄마의 울부짖는 소리. 군장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고 남으로 남으로향했다"
북한군의 파죽지세에 자꾸만 밀려 내려오던 50년 7월. 충북 보은전투. 진씨는 어깨에 총상을 입고만다.
퇴원 후 전장에서 다시 쓰게 된 일기. 2사단 31연대로 재배속된 진씨.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전투가 이어졌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나간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목이 마를때 동료의 시신 사이로 흐르는 물을 마셔야 했습니다"
"저의 기록을 통해 제 자식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 나라가 어떻게 지켜졌는지 젊은이들도 알아야 합니다" 진씨는 50년간 소중히 간직해온 진중일기를 곧 책자로 발간할 계획이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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