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국 근현대문학 잇따라 국내 번역출판

"중국, 중국인이 달려온다" 홍콩의 중국 반환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중국, 대만등 중국어권에 대한 연구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근현대문학 관련 책들이 잇따라 국내에서 번역출판됐다.

그중 '중국근현대문학운동사'가 목포대 임춘성교수의 편역으로 한길사에서 나온 것을 비롯 청말(淸末)의 계몽사상가이자 소설가인 류어(1857~1909)의 장편소설 '라오찬 여행기'(도서출판 솔)와대만의 여성작가 경요의 장편소설 '슬픈 인연'(도서출판 개미), 중국 신세대작가 여화의 장편소설'살아간다는 것'(푸른숲)등이 눈길을 끈다.

80년대초 중국에서 출간된 '중국현대문학사교정' '중국당대문학사'를 저본으로 편역한 '중국근현대문학운동사'는 중국의 연구경향을 그대로 답습한 우리의 중국근현대문학 연구관점에서 탈피, 새로운 시각에서 정리한 중국문학사다. 편역자 임교수는 중국 근현대문학은 끊임없는 운동의 연속이라는 기본명제에서 출발, 신문학혁명이 발아한 1917년부터 80년대 초반까지 중국 문학운동의흐름을 짚었다.

5·4신문학운동, 좌익문학운동, 항전민주문학운동등 49년까지 중국문학운동사의 주요 흐름과 그이후 사회주의 개조시기, 사회주의 발전시기, 문화대혁명시기, 개혁개방초기등 시기별로 나눠 문학운동의 주체와 문학사상논쟁, 문학인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있다.

청말을 대표하는 4대 소설중의 하나인 류어의 '라오찬 여행기'는 양계초등 계몽사상가들을 주축으로 소설을 국민계몽의 효율적 수단으로 인식한 문학운동시기에 발표된 작품. 노쇠한 중국이라는 환자를 치료하려는 열정에 가득찬 지식인이자 의사인 라오찬(老殘)의 여행기 형식의 소설이다.중국의 미래에 대한 예언과 역사를 통찰하는 안목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봉건관료사회의 병폐와 낡은 사회제도를 통렬하게 비판, 풍자하고 있다.'슬픈 인연'은 중국어권에서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대만작가 경요의 신작장편 애정소설. 남아선호, 자유연애등 신구세대의 모순과 갈등, 남녀간 애정관등을 날카롭게 묘사하고 있다.국내 처음 소개되는 여화의 출세작인 '살아간다는 것'(원제 活着)은 공산혁명과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등 파란의 역사속에서 재산과 가족을 잃고 혼자 남아 인생을 되돌아보는 늙은 농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유럽, 미국등지에서 번역출간돼 호평을 받았으며 장예모감독에 의해 영화화,94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인생'의 원작이기도 하다. 30대 후반의 여화는 중국 3세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여화현상'이라는 유행까지 불러일으킨 문제의 작가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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