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나이에 전과가 두번이나 있는 경은이. 여덟살이 되었지만 아직 출생신고조차 안된 기쁨이.공장에서 일하다 쇠파이프에 깔려 두다리를 못쓰게된 원만이.
세상에서는 버림 받았지만 이들에게는 자신들만의 소중한 천국이 있다.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구마고속도로 옆. 미군들이 떠난 부대 막사를 개조한 허름한 교회가 이들 30여명의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이 많은 식구를 먹여 살리려면 별의별 짓 다해야죠" 유자차·미역 행상을 해서 대가족의 생활비며 학비를 벌어들이는 아빠 목사님 김영준씨(50). 일반 신자라고는 알코올 중독자와 전과자, 거동불편한 노인등 12명이 전부인 온누리교회의 담임 목사이자 가출소년, 소녀들의 대부이다.김목사가 미군 통신 부대 자리에 '사랑의 마을'을 세운 것은 지난 95년. 국방부로부터 세를 얻어50여명의 가족과 함께 이곳에 정착했다. 김목사의 부인 최명희씨(50)는 남구 대명동 콘테이너 건물에서 12명의 '딸'들과 함께 또다른 가족을 이루고 있다.
딸 애들이 먼거리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것이 위험하고 남자 애들과 섞여 지내는 것도 교육상 좋지 않지 않다는 것이 이들이 별거 생활을 하는 이유. 부인 또한 피아노 학원등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
"애들이 속썩일 때에는 말도 못해요" 용돈주면 달랑 파마부터 해버리는 14세 은정이, 34세 나이에겨우 고등학교에 입학해 놓고도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진성이.
하지만 음대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개인 레슨을 받고 있는 경화와 성진이, 대학을 졸업해 유치원 교사,회사원등으로 있는 '큰애'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돈 잘벌던 사장님에서 마흔살에 신학대학에 들어가 또다른 삶을 살고 있는 김목사. 하지만 김목사에게는 말못할 근심이 있다. 부부가 한달 동안 벌어들이는 4백만원의 돈으로는 더이상 새식구를 받아들일수 없는데다 최근 달서구청이 이곳을 청소차 차고지로 사용하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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