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돈 선거에 지방색까지인가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전이 갈수록 혼탁해지고 있어 이것이 과연 정치개혁을 주창하는 집권당의 후보지명전인지 시중 필부들의 다툼인지 분간키 어렵다.

7명의 후보가 난립한 경선인지라 다소 과열되리란 것은 이미 짐작됐지만 이처럼 흑색선전에다 청중동원과 대의원 매수설, 지역감정 유발등 구태(舊態)가 남김없이 한데 엉켜 드러나는 이번같은경우는 오히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낯 뜨거울 지경이다. 지난주초에 이수성(李壽成)고문의 가계(家系)를 둘러싼 흑색선전으로 경선 판이 시끄럽더니 이번에는 일부 지구당 위원장들이 활동비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했다 한다.

또 지역구 위원장 빼내오는데 3억원이 들었고 지역책임자에 주기적으로 억대의 활동비를 지원했다는 설(說)이 있나하면 어떤 주자는 이미 거액을 살포했다는 소문도 공공연히 떠돈다. 이런 와중에 "대의원 1인당 1백만원씩, 60억원으로 6천명만 포섭한다면 후보지명은 떼논 당상이다"라는 막말까지 나돌고 있다니 이게 웬말인가.

일부 위원장들중에는 갑자기 지지후보를 바꾸는 사례마저 있다니 '자금살포'설을 낭설로 몰아칠수만도 없을법하다.

강원·경기·충북의 연설회에서 주자들이 구태의연하게도 청중을 동원하는 모습은 또 그렇다 치더라도 지역 감정을 촉발하는 자세는 그야말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들러리'나 '푸대접'논(論)에다 "우리 도와 연고가 닿는 사람이 지명돼야 된다"는 주장은 아예 접어두고 "내가 당선돼야 비호남 표를 묶어 호남의 야당 후보를 본선에서 이길수 있다"는 식의 발언들이 마구잡이로 터져나오는데는 우리 모두 아연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지역 정서가 있다 하더라도, 또 현실적으로 지역 감정을 촉발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더라도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경선에 이용하려든다면 그는 이미 대선 주자로서 자격이 상실됐다고 해야할 것 아닌가 싶다. 지금 국민들은 '우리 정치사의 한 획을 긋겠다'는 신한국당의 경선을 관심깊게 지켜보면서 작금 며칠간 빚어지고 있는 북새통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은 식견이 탁월해야 뿐 아니라 인격이 고매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국민 앞에 이 무슨 추태란말인가.

이 지경으로 후보 지명을 받아본들 본선에서 국민들이 표를 던지리라는 보장은 결코 없다. 지금부터라도 경선주자들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운동으로 대통령 후보다운 풍모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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