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학교 2학년 '재우'의 하루

"'인성교육'은 말뿐 오직 '학력'만이 평가 잣대"

중학교 2학년 재우에게 학교는 '재미없는 곳'이다. 8시 등교, 1시간 방송수업, 6~7시간 정규수업,그리고 보충수업. 하학후엔 학원강의 또 2~3시간. 종일 공부에 매달려야하는 스케줄이다."가끔씩 내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나 연극을 보거나 음악회에 가보고 싶지만 꿈속에서나 가능해요".

대구시교육청이 최근 집계한 '방과후 학습활동' 현황은 '재미없는 생활'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구시 전체 중학생 5만7천여명 가운데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교과목을 방과후 추가로 공부하는학생은 5만4천여명. 음악, 미술, 체육을 비롯한 취미활동의 자유를 누리는 학생은 전체 학생의5%%에 불과한 3천여명.'방과후 학습활동'이 이름만 바꾼 '보충수업'임이 입증된다.대구 ㅈ중 정모교사(28)는 "학교활동의 99%%가 학력신장에 집중돼 있다"며 "교사도 주당 24~26시간씩 수업에 허덕이는 마당에 인성교육은 꿈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 교사는 "학생을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가 학력인 현상황에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문제아를 교화하라는 상부 지시가 학교에 먹혀들리 있겠느냐"고 했다. 현행교육은 극소수 학력 우수학생을 위해 나머지 대부분의 학생을 희생시키는 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문제아'들은 더욱 천덕꾸러기가 될 수밖에 없다. 일부 학교는 학교간 학력을 비교하는 시험을 치를 때면 이들에게 등교하지 말 것을 종용하기도 한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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