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디오-"오싹 오싹"한여름 공포물

어느 한 작은 마을.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한 중년여인.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다 식인 원숭이에게 팔을 물리게 된다. 상처는 점점 커져 살점이 뜯겨져 나가고, 정신이 빠져나간 그 여인은 죽지 않은 시체, '좀비'가 된다. 마을은 좀비의 세계로 변하고 괴수가 된 엄마와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들의 혈투가 벌어진다.

사지가 절단되고 엉긴 핏덩이와 장기들이 해체되는 끔찍한 장면들이 이어지는 영화 '데드 얼라이브'(필름4 홈엔터테인먼트 출시). 그러나 이 영화는 싸구려 공포물과는 달리 봐야할 영화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적인 상황설정과 곳곳에 깔려 있는 악마주의, 누가 좀비고 누가 인간인지 모를불신의 상황속에서 더욱 공포스런 것은 인간이란 교훈 등 이 영화는 호주감독 피터 잭슨의 최고걸작으로 꼽히고 있다.

전기톱 도끼 작살 망치 등 갖가지 살인도구와 끔찍한 살인유희가 난무하고, 살인마 프레디('나이트메어') 제이슨('13일의 금요일') 쳐키('사탄의 인형')와 갖가지 좀비가 살인의 경연장을 벌이는공포영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 공포심을 자극하며 끊임없이 만들어져 온 장르다.공포영화는 그동안 천박한 장르로 분류돼왔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히치코크의 스타일이 담겨진고급 공포물과 사회현상을 공포물로 재해석한 저예산 B급 공포물, 자극으로만 일관하는 싸구려공포물로 분류하고 있다.

우선 싸구려 공포물의 대표작은 '13일의 금요일'(CIC). 이 영화의 줄기는 공포와 섹스다. 어린 제이슨이 물에 빠졌을 때 아무도 구할 생각없이 섹스에만 매달렸다는 것이 이후 벌어지는 살인마제이슨의 살육동기다. 그래서 정글도, 전기톱, 칼, 도끼, 활 등 갖가지 도구를 이용한 살인 레퍼토리와 성묘사로 일관한다.

특히 싸구려공포물의 특징은 속편으로 이어진다는 것. '13일의 금요일'은 '라스트 프라이데이'까지 모두 9편이 만들어졌고, '나이트메어'(CIC)는 '최후의 나이트메어-프레디의 죽음'까지 7편이비디오로 나와있다.

B급 공포물은 작가로 찾는 것이 편리하다. 토브 후퍼, 샘 레이미, 존 카펜터, 웨스 크레이븐등 공포영화에 일가견을 보여주는 감독과 작가 스테판 킹의 이름이 내걸린 공포물이다.토브 후퍼는 유혈이 낭자한 스플래터(피범벅) 호러영화의 선구자중 하나. 자신의 출생지인 텍사스를 배경으로 한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이 지난해 출시돼 있으며 '참극의 관'(81년) '악령의 상자/폴터가이스트'(82년) '뱀파이어'(85년)등을 비디오로 접할수 있다.

'할로윈'으로 80년대 호러영화의 전형을 보여준 존 카펜터감독은 폭력 서스펜스, 호러뿐 아니라SF영화에도 색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다크 스타'(74년)을 비롯 '할로윈'(78년) '할로윈2'(81년) '괴물'(82년) '크리스틴'(83년) '스타맨'(84년)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87년) '매드니스'(95년)등 비교적 많은 작품들이 비디오가에 나와있다.

23세에 데뷔작 '이블 데드'(82년)로 칸영화제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던 샘 레이미감독은 현재저예산 호러영화의 몇 안되는 계승자중 하나. '다크맨'으로 메이저영화사의 대열에 잠시 합류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저예산 B급영화를 고수하고 있다. '이블데드'와 '다크맨'(90년) '퀵 앤 데드'(95년)등이 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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