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이 있는 손자(12)의 방화로 전해진 화재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최근 사망한 말콤 X의 미망인 베티 사바즈 여사에 대해 예전에는 상상할수도 없었던 긍정적 평가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베티에 대한 이같은 평가는 인기가 급락하고 있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미망인 코레타 스콧 여사와 극적으로 대비되면서 세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흑백 화합 등 온건한 입장을 보였던 킹 목사와는 달리 폭력을 포함하는 과격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던 말콤 X. 두 지도자의 판이한 노선만큼이나 각 미망인의 삶도 판이하게 전개된다.코레타는 남편의 위광에 힘입어 사랑과 존경을 받았으나 베티는 백인들 사이에서는 물론 흑인들로부터도 배척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 월드리포트' 최근호는 베티를 지척에서 지켜본 한작가의 기고문을 통해 베티가 '버림받은 사람에서 영웅으로(From outcast to heroine)' 위상이 변하는 역정을 소개했다.
흑인상류사회에 정통한 로런스 그래험은 기고문에서 '베티 여사는 흑인사회에서 이제 코레타 스콧 여사를 능가하는 자리를 확보했다'며 사회적 위상의 역전을 선언했다.
킹목사의 장례 때에 흑인, 백인할 것없이 미국 전역이 떠들썩했으나 말콤 X의 장례식에 참석한미국사회 주류인사는 추도사를 한 배우 오시 데이비스 밖에 없었던것으로 그래험은 기억하고 있다.
베티의 자녀들은 학교에서 흑인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을 당했으며 흑인인 명록에 베티의 이름이오른 것은 1981년 이후이다.
주위의 차가운 시건에도 불구하고 베티는 자녀를 키우는 한편 대학 박사과정에 등록하는 등 꾸준히 자신을 길을 걸어간 것이 여러 사람들로 부터 호감을 산다.
그러나 차녀 쿠빌라는 프린스턴 대학에 진학했으나 '흑인지도자의 자녀가 남아공반대 데모에도참여하지 않는다'는 등의 비난을 받다가 2학년 때 자퇴하고 만다.
쿠빌라는 그 후 각종 사건에 휘말리면서 말썽을 일으키는데 특히 자신이 정신과치료를 받기 위해할머니 집으로 보낸 아들 말콤이 방화사건을 일으켜 베티 여사를 죽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베티 여사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결국 남편 말콤 X에 대한 평가였다.
먼저 흑인은 백인의 도움을 받지않고 자립해야 한다는 말콤 X의 지론이 80년대를 풍미했던 레이건 보수주의와 맥을 같이 한 것이다. 또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말콤 X'가 개봉됨에 따라 그를다시 평가하게 됐으며 더구나 넬슨 만델라가 영화말미에 칭찬한 것은 말콤 X에 대한 평가를 역전시키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베티는 남편 살해의 배후 세력으로 의심을 해 온 흑인지도자 파라칸과 1995년 공개적으로 화해함에 따라 주변을 완전히 정리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킹 여사의 위상은 계속 추락했다. 먼저 애틀랜타에 있는 킹목사 기념관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또 킹 목사 논문들의 저작권과 관련해 보스턴대학과 분쟁이 계속됨에 따라 나쁜 인상을 주게됐다.
킹 목사의 아들이 킹 목사의 연설문과 저서를 상업화해도 좋다고 워너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도킹 목사의 이미지에 좋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