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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면 우리는 코스모스를 떠올린다. 한용운은 코스모스를 이렇게 노래했다. '가벼운 가을 바람에/나부끼는 코스모스/꽃잎이 날개이냐/날개가 꽃잎이냐/아마도 너의 혼은 호접인가 하노라' 가을과 바람에 나부끼는 꽃잎과 나비를 절묘하게 결합하여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잘 표현하였다. 가는 허리와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소녀의 맑은 눈동자같이 반짝이는 꽃잎을 가진 코스모스는 정말이지 가을의 다른 이름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코스모스를 좋아한다. 한국 갤럽조사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장미, 국화,백합, 무궁화, 안개꽃, 코스모스 순으로 꽃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조사가 얼마만큼의 신빙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시인들은 코스모스를 소재로 하여 많이 노래하였다. 앞에서 든 한용운의 경우를 비롯하여, 늦은 가을 햇살이 거미줄보다 가늘 때 담모퉁이에서 발을 저미고 서서 높디높은창공을 향하여 수정 웃음을 펼치는 이희승의 '코스모스'나, 육체가 정신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여 종잇장보다 더 얇은 가을의 바람결에 떨고 있는 조지훈의 '코스모스'가 모두 그러한 것이다.이들 코스모스는 가을과의 함수관계 하에 놓여 있다. 그러나 요즈음 코스모스는 좀 이상하다. 장마도 오기전에 피어서 가을로 들어서면 많이 져버리기 때문이다. 휴일날 팔공산 자락이나 맑은물이 흐르는 야외로 나가면 이미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는 것을 본다. 모든 작물이나 화초는 제철이 있는 법이다. 제한된 일정한 시절에만 먹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사물을 통해, 우리는 단조롭고권태로운 인생을 시절에 따른 풍물과 풍미로 극복해 왔다. 이것은 인간을 위한 신의 위대한 배려일 것이다.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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