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호 후보교체 풍랑 넘었다

신한국당의 내분상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전·노씨 사면파문에 따른 여권내 갈등과 후보 교체론 공론화주장, 안양만안 보선참패 등이 겹치면서 이회창(李會昌)대표는 최대의 위기에 처했으나 신한국당은 의외로 이대표 중심의 결속모습을 보이고있다. 비주류측이 후보 교체론 공론화를 공식 제기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8일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연찬회는 오히려 당의단합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다.

신한국당이 이대표 중심의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김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자세와 대안부재론,'강(姜)·강(姜)체제'의 역할과 추석연휴 등이 복합된 결과다.

당내분위기 반전의 계기는 지난 5일 있었던 청와대 주례회동. 이 자리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어려운 상황에서 이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굳게 결속해 대처해 나가야하며 후보 교체론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후보교체 불가'입장을 재천명하면서 비주류측의 주장에 쐐기를 박자 반(反)이회창 진영의 목소리는 눈에 띄게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또 비주류측이 주장하는 후보 교체론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현실인식도 이같은 기류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8일 지사직을 사퇴하는 이인제경기지사측이 대타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으나 비주류진영 내부에서도 이대표의 대안에 대한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있는 상태다. 현실적으로 후보교체가 가능하지 않으며 기껏해야 여권의 분열로 이어져 야당에 어부지리결과만 낳을뿐이라는 현실론도 이같은 당내 분위기 조성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있다. 즉 후보교체가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이대표를 중심으로 여권이 결속하는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과 대안부재론이팽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노씨 사면파문으로 전격 단행된 강재섭(姜在涉)정치특보의 등장과 대표비서실의 개편도 당분위기 쇄신에 일조했다. 특히 민정계와 민주계의 핵심인 강삼재(姜三載)총장과 강특보의 이른바'강-강체제'가 본격적으로 기능하면서 당사무처의 분위기부터 변화되기 시작했으며 이들이 원내외위원장들과 연쇄접촉을 가지면서 이대표 중심의 정권 재창출론이 점차 힘을 얻기 시작하고 있다는것이다.

또 추석연휴를 앞둔 여론추이도 비주류측의 공세를 둔화시키고 있다. 바닥세에 떨어졌던 이대표에 대한 지지도가 다소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고 추석연휴가 이대표 중심의 당결속 여부의 한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주류측도 '추석이후에 보자'며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다. 추석이후에도 이대표에 대한 여론과 지지도가 제자리걸음을 계속한다면 신한국당의 내분은 재연될 가능성이적지 않다.

어쨌든 이날 오전부터 열린 '연찬회'와 저녁으로 예정된 당무위원과 국회상임위원장단, 상임고문등 주요 당직자들을 위한 김대통령의 청와대만찬은 당내갈등을 매듭짓는 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김대통령은 다시 한번 후보 교체불가와 정권재창출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徐明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