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김대통령과 관계 복원 희망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1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관계, 김대통령 차남 현철(賢哲)씨 처리 및 자신의 장남 김홍일(金弘一)의원의 의원직 사퇴문제, '가신'출신 의원들의 처신문제 등 사적인 문제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감정'을 섞어 자세히 답변, 관심을 끌었다.

먼저 김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그는 "김대통령이 (나에게) 여러가지 핍박을 가한 것도 알고 있으나 그보다 더 많이 손잡고 민주화투쟁을 한 기억을 갖고 있다"며"나는 김대통령에게 화해를 구걸하지도 않지만 화해의 문호를 닫아본 일도 없다"고말해 김대통령에 대한 '양면적 감정'의 일단을 밝혔다.

김총재는 나아가 "김대통령에게 전혀 어떤 악의도 갖고 있지 않으며 언제든 서로 만나 우정도 새롭게 하고 나라를 위해 협조할 생각이 있다"고 김대통령과의 관계복원 희망을 피력했다.또 "김대통령 개인이나 국가장래를 위해서도 다시는 대통령이 임기후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처럼 불행한 사태를 맞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필수조건으로 대선 중립과 경제위기 극복 전념을 제시했다.

실제로 김총재는 김대통령과 단독으로 만나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화해함으로써 김대통령의 대선중립을 유도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으며 김대통령의 신한국당 총재직 이양 후그같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한 측근은 귀띔했다.

현철씨 문제에 대해 김총재는 "나도 자식 가진 부모로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며 측은하기도하다", "사실 아버지때문에 희생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등으로 측은지심을 거듭 표현했다.이는 자신의 장남 홍일씨가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점도 감안한 것처럼 보였다.김총재는 이에 따라 현철씨의 국정개입, 대선자금 비리 개입등이 밝혀지지 않은채 금품수수 혐의로 처벌된 점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국민적 동의하에 장래 사회적 재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집권할 경우 현철씨 사면문제를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현철씨 '선례'를 빗댄 홍일씨의 의원직 사퇴문제에 관한 질문에 김총재는 단호한 어조로 "내가잘 되기 위해 비록 자식이라도 남을 희생시킬 수 없다"면서 "홍일은 홍일이고 나는 나"라고 잘라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