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은 '동양의 진주' 홍콩이 지난 7월 1일 1백56년만에 영국의 식민지에서 중국의 품으로돌아간지 석달이 되는날. 우려와 기대속에 중국에 귀속된 '홍콩 차이나'는 그동안 어떤 변화를 겪었고 또 앞으로 어떤 변신을 꾀할까.
주권반환 당시의 축제분위기도 사라지고 일상으로 되돌아온 홍콩은 외견상으로는 반환전과 크게달라진게 없어보인다. 단지 관공서나 주요 건물에 중국의 오성홍기와 홍콩특별행정구(SAR)의 깃발이 펄럭이고 경찰배지나 우표, 요트클럽 등의 이름에서 영국 왕실을 나타내는 '로열'이란 글자가 빠진 정도다. 이는 물론 '50년간의 고도 자치'를 보장한 중국 정부가 홍콩에 대해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상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홍콩의 조용한 변화를 엿볼수 있다. 무엇보다 영어의 사용이줄어들고 있는 점은 홍콩에서 영국통치가 막을 내렸음을 실감케 한다.
홍콩특구 정부는 지난 26일 수많은 학부모들의 반대에도 불구, 내년부터 모든 학교에서 영어 대신 중국어(광동어)로 공부를 가르쳐야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공식허가를 받지 않은 학교가 영어수업을 강행할 경우 학교장이 구속 또는 벌금형을 받거나 장학금 박탈 등 행정적 제재도 각오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홍콩특구라는 '새 정부'에 걸맞은 조직 재정비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홍콩내 3대 중국기구의 수장들이 주권반환 한달만에 모두 새인물로 교체돼 동건화 홍콩특구 행정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중국측의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주권반환전부터 동장관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주남 신화사 홍콩분사 사장은 외교부 부부장 강은주로교체됐고, 중국·영국 연락소조의 중국대표에는 외교부 관리인 왕계생이, 국무원 직속 홍콩 마카오 판공실주임에는 교무판공실 주임인 요휘가 각각 임명됐다.
그동안 적법성 시비에 휘말려온 임시입법회의를 대신할 새 입법원 선거를 내년 5월 비례대표제방식으로 실시키로 결정한 것도 중요한 변화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사실상 임명, '고무도장'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 입법회의는 내년 5월 선거에서 사회복지 및 직물 의류 부문의 직능대표 선출 유권자수를 늘리기로 28일 의결, 민주당으로부터 "민주주의를 무시한 처사"라는비난을 사고 있다.
중국 자본의 적극적인 홍콩 진출은 경제분야의 가장 큰 변화다. 현재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는중국 기업들은 무려 3천여개에 자본총액만 4백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중국본토와 홍콩간의 교역량은 20%% 이상 증가, 4백억달러선을 넘어설 것이라는게 홍콩특구 관계자의 전망이다.
민주인사들의 우려에도 불구, 주권반환후에도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폭넓게 인정되고 있는 점은특기할 만하다. 동건화 정부는 '중국을 적대시하고 체제를 전복하려는 기도'를 하지 않는한 시위를 허용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민주당 등이 주도한 시위들이 경찰과의 마찰없이 진행됐다.인권과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기 위한 홍콩 대학생들의 대규모 시위도 계획중에 있다.사상 초유의 '1국가 2체제'의 실험 무대인 '홍콩 차이나'에 대한 전문가들의 해석은 분분하다. '홍콩의 중국화', 경제논리에 정치 사회 등 모든 것을 종속시킨다는 '홍콩의 싱가포르화' 등 다양한 전망속에 주권 반환 석달을 맞은 '홍콩 차이나'에는 분명 종전에 없었던 변화의 물결이 서서히 일고 있다. 내달 8일로 예정된 동건화 행정장관의 정치연설을 앞두고 감소추세인 홍콩의 관광객수를 늘리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는 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홍콩이 예전과같지 않음을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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