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속에 물고기를 넣고 키워보면 물고기가 잘 사는 경우도 있고 쉽게 죽는 수도 있다. 키우는사람의 정성 나름이기도 하고 물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그렇기도 하다. 그러나 같은 물이라도 어떤 물고기는 잘 사는가 하면 다른 물고기는 잘 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즉 물고기마다 환경에견디는 능력이 다 다르다는 이야기다.
모든 생물은 이와 같이 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견디는 능력이 제 각각 다르므로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종류와 수, 양이 제한되게 된다. 이러한 생물의 성질을 이용하여 환경의변화를 알아내는데 사용되는 생물을 우리는 생물지표종이라고 한다.
하천은 상류에서 하류로 가면서 여러가지 원인에 의하여 유기물질이 점차 많아져 부영양화가 심해진다. 그와 함께 물의 온도, 흐르는 속도,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그 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흔히 1급수라고 하는 것은 요즈음은 거의 인적이 드문 산간계곡이 아니면 보기 어렵다.이러한 곳에서 잘 사는 물고기는 버들치, 금강모치, 어름치, 열목어, 산천어, 둑중개등이 있다.그보다 하류로 내려오면 보통 맑다고 하는 물로서 2급수에 해당된다. 주변에 약간의 인가가 있고경작지가 더러 있는 곳의 하천에서 보통 볼 수 있다. 이런 곳에서는 갈겨니, 쉬리,돌고기, 수수미꾸리등의 물고기가 살고 있다.
평지의 하천으로 내려오면 물의 색깔이 다소 탁해지고 물 속에 푸른 색의 식물성 플랑크톤과 수초가 많이 자라는데 3급수에 해당하는 물이다. 이런 물에서는 멱을 감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지못한다. 피라미, 긴몰개, 납자루류등의 물고기가 잘 산다.
큰 마을이나 도시를 지나 더욱 하류로 내려가면 물의 색깔이 검어지면서 수초도 제대로 자라지못하는 물을 볼 수 있다. 이런 물은 4급수라 하고 여기에서는 붕어,잉어,메기,참붕어등의 물고기가번성한다.
특히 대도시의 하류에 위치하는 하천은 물의 색깔이 검붉고 고인 곳에서는 기포가 올라와 5급수이하의 나쁜 수질을 갖고 있다. 이런 물에서는 물고기가 전혀 살 수 없다.
이와 같이 물고기들은 저마다 잘 살 수 있는 수질이 정해져 있고 우리는 살고 있는 물고기의종류를 보고 대강의 수질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떤 골프장이나 산업체에서는 자체에서 정화처리한 물이 얼마나 맑은지를 과시하기 위하여 저류조에 붕어나 잉어를 넣어 키우고 있다. 또 어느 자치단체장은 금호강이나 신천에 붕어가 헤엄쳐 다니고 있으니 물이 맑아졌다고 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붕어나 잉어는 맑지 않은물에서 잘 사는 물고기이다. 이런 류의 자기 과시는 '나는 환경을 전혀 모르오'라고 떠벌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채병수(영남자연생태보존회·어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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