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회의 일원'임을 내세우던 러시아가 최근들어 아시아지역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1~2일 하시모토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던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9~11일 중국을 방문한다.
옐친은 북경과 하얼빈을 방문하고 강택민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간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국경선 획정 문제. 4천3백㎞의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두 나라는 몇차례의 분쟁을 일으킬 정도로 국경문제가 양국관계의 최대 걸림돌이 돼 왔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국경을 나누는 하천의 수역과 그 사이에 있는 섬들을 공동으로 이용하는 문제 등 국경문제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최근 동북국경에 마지막 국경선표지를 세움으로써 국경선 획정을 위한 현장조사사업을 완료했다. 현장조사는 지난 93년 시작돼 지금까지 1천1백70개의 표지를 세웠다.
그러나 흑룡강성 지역 및 우수리강 3개섬의 국경획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1~2개 문제가 남아있다.
이번정상회담에는 이밖에도 군사기술분야의 협력, 양국 지방 정부간 협력 강화등이 주요 의제로올라있다. 또한 이미 구성하기로 합의한 '러-중 21세기 우호, 평화 및 발전위원회'의 첫 회의를두나라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4월 중국 강택민 주석의 방러 당시와 비교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정치분야보다도 경제분야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나라의 교역량은 68억 달러에 불과하고 중국의 대러시아 투자는 1억2천만달러에 그치는등 양국간의 경제협력은 부진한 상태이다. 지난 6월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총리 방중당시 합의했던 '2000년까지 교역량 2백억달러 달성'은 실현가능성이 적어 보이지만 양국간 경제교류를 획기적으로 활성화시켜야 한다는데는 의견의 일치를보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의 강택민주석의 방미에 대해서 신경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의 미-러간의 구도로이뤄지던 국제관계의 중심축이 미-중 구도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는것이 아니냐는 우려때문이다.일부 러시아 언론들은 러시아가 일본, 중국등과 관계를 강화해 초강대국 미국과 나토에 대항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이즈베스찌야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정치·외교적 교두보를 마련하면서 경제적 실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은내년 1월 인도를 방문한다. 러시아의 동방에 대한 구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느낌이다.〈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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