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독도두고 日本눈치 보다니

우리 정부의 외교능력부족이 국토수호의지마저 오그라들게 하고 있다. 최근 독도에 접안시설이준공됐으나 일본의 눈치를 보느라 현지에서 준공식을 갖지 못하는 나약함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관련 부서 책임자인 해양수산부장관은 준공식 참석을 위해 현지로 향하던 중 중도에서 소환을 당하는등 독도문제에 관해선 위축을 넘어서 굴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일본의 관방장관은 독도의 접안공사가 끝날 즈음 '독도는 일본땅'임을 주장하는턱없는 망언을 하는등 외교적 강성논리를 굽히지 않고 있다. 6일에는 야나이 순지(柳井俊二)일본외무성 사무차관이 김태지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접안시설의 철거'를 요구하는 외교적 제스처를 서슴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말도 안되는 외교적 행동과 언사를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주눅이 들어 독도 현지에서 생방송 중계까지 하며 대대적으로 벌이려던 준공식을 울릉도 소재 독도박물관으로 옮기고 행사를 소폭으로 축소해 버리고 말았다.

독도 접안시설의 준공식이 이렇게 축소되고 당연히 참석하기로 되어 있던 조정제해양수산부장관이 참석지 못한 배경에는 우리 정부내 부서끼리 손발이 맞지 않는데다 청와대까지 중재능력을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기회에 '독도는 우리땅'임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싶었으나, 외무부는 직선기선을 둘러싼 어선나포등으로 한·일간의 마찰상태를 또다시 독도문제로 연장시키고 싶지 않아 '굴욕'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런데 청와대까지 외무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행사 당일의 참석자 변경조치를 취하며 일본의 눈치보기에 나섰다는 것은 '독도수호전략부재'를 바깥으로 내보이는 것 같아 뭔가 찜찜하다.이번 독도 접안시설 준공을 둘러싸고 보여준 정부 부처내의 마찰이랄까 잡음은 우리 국방부가 '국방백서'를 통해 천명한 국토수호의지에도 상반된 것으로 빠른 시일내로 하나의 원칙아래 외교정책이 통일되어야 할 것 같다. 97년 국방백서에는 종전의 백두산사진 대신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 사진을 싣고 '우리 군의 작전지역내에 독도가 포함된다'고 분명히 못박은 바 있다.이렇듯 독도가 '우리의 땅'임이 분명하고 실증적이며 '실효적 지배를 행사하고 있는 나라에 귀속된다'는 국제적 관례가 있기 때문에 독도에 관한한 외교적으로 위축받을 일은 전혀 없다. 일본의외교적 제스처에 개의치말고 우리의 독도정책을 당당하게 펴 나가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