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폭력 남녀간 현격한 인식차

대구지역 청소년들은 성지식을 또래집단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얻으며, 우리사회 성폭력 발생의주요원인으로 성교육미비와 남성중심적 성인식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폭력 피해사실을 주로 친구에게 알리며, 피해사실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 주변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 청소년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사단법인 대구여성회가 세계 성폭력추방의 날(11월 25일)을 맞아 25일 대구YMCA에서 가진 '대구지역 청소년 성폭력 예방을 위한 토론회'에서 나타났다.

배제현(대구시청소년종합상담실 상담1부장), 조정식(대구 협성고 교사), 김은희(대구여성회 부회장), 허미영씨(대구여성회 교육부차장) 등 4명이 참가한 이날 토론회에서 허미영씨가 주제발표한'대구지역 청소년 성폭력 예방을 위한 실태조사'(대상: 대구지역 12개 중고교 학생 5백47명, 학부모 108명, 교사 102명 등 모두 757명)는 대구지역 청소년들의 성폭력 통념, 성지식 습득경로와 성교육실태, 성폭력 실태 등을 학생, 교사, 학부모의 입장에서 개진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폭력은 여자가 몸조심을 하지 못해서 발생하는가'라는 물음에 학생의29.2%%, 학부모 50.5%%, 교사 35.3%%가 '그렇다', 학생 56.5%%, 학부모 36.4%%, 교사 49.0%%가 '그렇지 않다'는 답을 했다. 남녀별로는 여성에게서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여자가 필사적으로 저항하면 성폭력은 피할 수 있다'에 대해 학생 21.1%%, 학부모 35.1%%, 교사 23.5%%가 '그렇다', 학생의 59.9%%, 학부모 43.5%%, 교사 61.7%%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모든 집단에서 성폭력의 원인을 피해자인 여성에게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우리사회 성폭력의 원인'에 대한 남녀별 반응은 남학생이 성교육 미비(48.7%%), 음란물 만연(20.4%%), 여학생은 남성중심적 성인식(32.3%%), 성폭력에 대한 처벌 미약(27.2%%) 등을 꼽았다. '성지식을 주로 어디에서 얻는가'에서 남학생은 또래집단(55.3%%), 학교(15.3%%), 학교(9.5%%), 여학생은 또래집단(46.0%%), 학교(19.0%%), 서적이나 잡지(9.9%%)의 순으로 나타났다.남녀학생 모두 또래집단 또는 음란물을 통한 성지식획득이 60%%이상을 차지, 성에 대한 왜곡된정보를 접하게 될 가능성이 큼을 나타낸다,성폭력 피해실태에 관해 '피해사실을 알린 대상'은 남학생이 친구(40.0%%), 학교교사(6.7%%), 여학생은 친구(52.5%%), 부모나 가족(19.7%%)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래친구끼리의 성지식에는 한계가 있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없다는 문제를안고 있다.'타인에 대한 성적인 행위나 언어'에 대해서는 가해대상이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20.0%%인 반면 아는 사람은 60.0%%로 성폭력이 주로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타인에 대한 성적인 언어나 행위의 강요후에 갖는 느낌'에 대해서는 죄책감(5.1%%), 아무 느낌없었다(23.1%%), 재미있었다, 다시 하고 싶었다( 48.7%%)로 응답, 청소년들이 성폭력을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성폭력 피해를 주변에 알렸는가'에 남학생 36.4%%,여학생 58.2%%가 알렸다고 응답해 남녀간 차이를 보였으며 알리지 않은 이유로는 25.9%%가 성폭력사실을 별로 중요한 일로 여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적 행위나 말을 강요당한 사실을 알렸을때 주위의 반응'에 대해서는 단지 13.4%%만이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주었다고 답했고 별일 아니니 그냥 넘어가라(24.4%%), 분개했지만 참으라고했다(18.3%%)로 응답했다. '성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사회전반의 인식변화(37.9%%), 학교나 상담기관, 전문교육기관 등의 전문적인 성교육실시(27.7%%), 성폭력특별법의 처벌조항 강화(20.6%%)의 순으로 응답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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