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발표 증안·금리대책

정부가 요동치고 있는 금리와 주가를 잡기 위해 고단위 처방전을 제시했다. 26일 발표된 증시 및금리안정대책은 돈을 풀어서라도 법정최고금리(25%%)를 위협하고 있는 금리를 잡고 주가를 떠받치겠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안은 한은이 투신사 보유 통안채와 국공채 중도환매를 통해 2조원, 은행 개발신탁한도확대로 2조원, 투신사 신탁형 증권저축의 금리자유화를 통해 2조5천억원, 투신사에 대한 스폿펀드 신규설정으로 2조원 등 총 8조5천억원을 주식과 자금시장에 투입한다는 것이다.정부가 이같은 대규모 물량작전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18%%선으로 올라선 금리로 상징되는 금융시장의 동요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아무리 자금시장의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도 시장실제금리가 18%%선이란 것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즉 지금은 통화를 풀어 물가를 희생하더라도 비상국면을 보이고 있는 자금시장의 경색을 풀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라는 것이다.따라서 이번 대책의 주안점도 금리 인하이다. 투신사가 보유한 통안채와 국공채 2조원 어치를 중도환매받아 전액을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사는데 쓰도록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2조원 어치의국공채와 통안채를 한은이 되산다는 것은 바로 2조원이라는 돈이 시중에 풀리는 것을 뜻한다. 곧통화증가이다. 통화운용에 매우 보수적인 재경원이 이처럼 통화를 풀겠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의금리상황에 재경원이 당황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을 꼼꼼히 뜯어보면 새로 조성될 8조5천억원 주식.채권 매입자금이란 것도 투신사 보유 채권의 중도환매를 통한 2조원의 신규 투입 이외에는 실제로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여야들어올 수 있는 자금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대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은행개발신탁 한도 확대, 투신사 신탁형증권저축 금리자유화 및 스폿펀드 허용 등은 실제로 투자자들이 이들 상품에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조성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달라진다.증시에서는 과연 정부가 예상한 만큼의 자금이 이들 상품으로 들어올지 의문이라는 표정이다.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금리와 주가불안이 계속될 경우 자금유입은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또 이렇게 조성된 자금을 주식과 채권에 투입한다해도 금융시장내 금융기관간 또는 상품간 자금이동일 뿐 순수하게 금융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자금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이번 대책이 최근의 불안한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정부의 안정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정부가 밝힌대로 8조5천억원의 신규 매수기반 조성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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