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철 출퇴근 가족

대구 남구청 지역교통과 김병호과장(49) 가족들은 자가용을 시외용으로만 쓰기로 했다. 김과장이사는 달서구 대곡동 청구아파트에서 진천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5분 안팎.

27일 아침 김과장 가족들은 여느 때보다 여유있는 출근길에 나섰다. 맏딸 현지씨(22·경북대 3년)는 두번 갈아타던 시내버스를 뿌리치고 지하철 이용객이 됐다.

"내년에 1호선 전구간이 완공되면 등교길이 훨씬 수월해질 것 같아요. 지금은 중앙로역에서 내려20분 정도면 복현동 학교까지 갈 수 있습니다"

막내딸 현숙씨(20·영남대 1년)는 지하철 개통을 더 반가워 한다. 대곡에서 1시간 정도 시내버스를 탄뒤 중앙로에서 다시 경산 영남대까지 1시간을 더 탔던 고생길. 지하철 덕택에 2시간이 넘던등교길이 1시간 15분으로 줄었다. 이날 아침도 중앙로에서 336번 좌석버스를 타고 학교 가는 길을 재촉했다.

"내친 김에 지하철 2호선까지 뚫리면 학교까지 50분 정도면 충분할 거예요. 하지만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지 않는 한 이 꿈은 '춘몽'에 불과하겠지요"

장난기어린 막내딸의 농담에 김과장 가족들은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김과장도 자가용을 집에 두고 다니기로 했다. 영대병원역에서 내려 구청까지 10여분이면 간다. "가벼운 운동 뿐 아니라 아침마다 나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김과장. 아이들 손에 이끌려 남편과 자매의 첫 지하철 출근길에 따라나선 부인 곽순희씨(46)도 "우리 가족이야말로 지하철 개통의 최대 수혜자"라고 은근히 뽐냈다.

5년동안 울퉁불퉁한 길에서 이리저리 시달렸던 김과장 가족들. 대곡지구 곳곳에 마을 버스가 다니면 지하철 승객이 더 늘 것이라는 제안도 빼놓지 않았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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