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IMF를 슬기롭게 극복하자

요즈음은 어딜가나 사람만나는것이 두렵다. 만나서 오가는 얘기도 온통 우울하고 어두운 얘기뿐이다. 어느 구석에서도 밝고 활기차고 희망찬 곳을 찾아볼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도 "당선 축하는 커녕 어째서 이지경이 됐는지 이해할수 없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우리국가가 얼마나 화급한상황에 처해있는지 충분히 알수있다.

그러나 지금은 김영삼정부의 무능을 탓하고 분노를 분출시킬때만은 아니다. 당장의 우선과제는 국가의 대외신인도를 회복시키고 외채지급 불능사태를 해소해 국가부도를 막는일이다. 우리국민 모두가 좀더 냉철해지고 위기극복을 위해 에너지를 집중시켜야 한다. 국가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한후 새로 출범할 정부에 국민들의 바람이나 요구사항을 관철시킬수 있을것이다. 새정부도 IMF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수 있는 방안과 앞으로 다가올 21C를 맞아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수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사실 스위스의 국제경영연구원(IMD)을 비롯한 각국의 경제연구기관들은 한국의 국가경쟁력 약화요인에 대해 여러차례 지적해왔었다. 이를 정부부문에서 보면 △낙후된 정치시스템 △정부의 가격통제 △행정의 불투명성과 각종 규제 △공공부문 조달방식의 폐쇄성등을 들수있다. 경제부문에서는 각종 금융규제와 자본시장의 낙후가 기업들의 고비용구조를 안겨주고 있으며 과다한 생활비와 높은 임대료등이 국가경쟁력 약화요인이다.

새정부가 우선 추진해야할 과제는 명약관화하다.

IMF체제에서 경제도약을 이루기위해서는 정부조직 축소와 공무원 감원, 위기관리 경제팀 운영등으로 정부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부고속철도등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재검토하는등 투자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것이 시급하다. 또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부실금융기관의 조기정리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한다.

작은정부 만들기는 세계적인 추세다. 뉴질랜드를 비롯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등 선진국들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위해 정부기구 개혁과 축소를 통해 공무원수를 줄이고 기업의 경영마인드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도 청와대부터 불필요한 기능을 대폭 줄이고 안기부, 재경원, 내무부, 외무부등 부처간의 중복되는 기구나 예산낭비 요소가 많은 기구들은 통폐합하거나 축소해야 한다. 국가가 어려운 시기에자신들의 세비인상에만 혈안이 돼있는 국회의원들도 절반이상 줄인다면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

또한 비효율과 부실 방만한 조직의 대명사인 국공영기업체에 대한 정비도 단행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의회기능에 대한 축소 또는 폐지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동사무소, 우체국, 파출소등 일선행정조직도 단계를 축소하거나 동 통폐합과정을 통해 경쟁력있는 자치단체를 만들어 나가야 할것이다.

사실 정부기구를 축소하고 인원을 줄이는데는 많은 인내와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그러나 지금은IMF체제하에서 우리국민 모두가 고통분담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므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있다. 작지만 효율적이고 힘있는 정부를 후세에 물려주는 것이 IMF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길일것이다.〈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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