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수 하니 미국서 2번째 앨범 발매

무명 여가수가 있었다. '동네 무대'에 가끔 섰을 뿐 고향에서조차 가수로 알아주는사람은 없었다. 그 흔한 춤실력도, 잘 빠진 몸매도 없었다. 한가지, 자신의 음악을세계속에 펼쳐보이겠다는 '야무진' 꿈만 꼭 움켜쥐고 있었다.

가수 하니(본명 허은주.28). 세상물정 모르는 처녀가 95년 혼자서 미국에 갔다. "정상급 가수들에게 테스트받고 싶었어요. 꿈을 이루기위한 지름길이라 생각했죠" 그러나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당돌한 부산처녀가 엄청난 사건을 만들어버렸다.'딥 퍼플'의 프로듀서 팻 리건, '토토'의 기타리스트 스티브 루카더, '미스터 빅'의드러머 팻 토피, '메가데스'의 기타리스트 마티 프리드만, '데프 레퍼드'의 기타리스트 비비안 캠벨… 이름만으로도 주눅들게할 뮤지션들을 만나 자신의 노래를 들려줬다. 그리고 모두 28명에게 앨범제작에 참여하겠다는 OK사인을 받았다.

97년 첫 앨범 '파라다이스'를 내놨고 올해초 미국에서 영어 앨범발매를 앞두고 있다. 중고교생 가수를 발굴해 스타로 '제조'하는 시스템에 익숙한 국내 음악관계자들은 하니가 혼자 저지른 '사건'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7살 때부터 꾼 꿈을 이루려고 야무진 준비를 했더라구요. 성악과 판소리를 배우고 모든 곡을 스스로 만들고앨범 디자인까지 해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뒤늦게 매니저를 자청하고 나선 이종영씨도 지금은 고개를 끄덕인다.

외국에서 인정받은 하니. 그러나 아직도 국내에서 낯선 가수인 이유는 뭘까.

"대중 취향에 맞추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방송용'으로 특별히 미는 곡도, TV에대한 욕심도 없어요" 그녀의 꿈은 아직도 세계무대. 올해도 콘서트 위주로, 국내보다는 해외무대에 설 계획이다.

절대로 "할 수 있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하니. 적지 않은 나이에도 그녀는 소녀처럼 보인다. 98년 오늘, 우리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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