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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나의 야구인생-구보지시 어긴 대가 톡톡히 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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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혼탑까지 갔다오지 않은 사실이 탄로났다는 것을 알아챈 우리는 1시간30분 걸리는 거리를 나는듯이 달려 55분만에 주파했다.

모두 정열하자 감독님은 노크치는 방망이를 우리들 앞에 말없이 내려 놓았다.

감독님은 "이건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 내가 못난 탓이다. 절대 죄의식 갖지말고 나를 한 방씩 때려라"며 운동장에 엎드렸다.

우리는 몸둘바를 몰라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빌었다.

때는 찬바람이 살을 에는 1월달 이었지만 감독님은 점퍼까지 벗어던진채 재차 때릴 것을 종용했다. 누가 감히 감독님을 때릴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감독님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것을 알았다.

앞으로 나서 방망이를 잡았다. 3학년 선배들이 "너 미쳤나"며 나를 제지했다. 그래도 방망이를 놓지 않았다. "만수 너 죽인다"며 선배들이 달려들자 감독님이 "가만 두지 못해"라며 벽력같이 소리를 질렀다.

놀란 33명의 눈길을 뒤로하며 나는 이빨을 앙물고 방망이를 내리쳤다. "철썩"하는 소리가 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두대, 세대, 열대를 때리니 엉덩이에 터져 피가 흥건이 흘러 내렸다. 스무대를 친뒤 나는 울면서 방망이를 던져 버렸다.

그러나 감독님은 "아직 열네대가 남았다. 마저 쳐라"며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감독님을 부퉁켜 안고 "잘못했습니다"며 울부짖었다.

스스로가 한없이 미웠고 그렇게 죄스러울 수가 없었다. 물끄러미 우리를 지켜보시던 감독님은 이윽고 몸을 일으키더니 "내일부터 열심히 하자"는 한마디를 던지고 절룩거리는 걸음으로 돌아서 나갔다.

이 사건은 당시 언론에 전후 사정의 설명없이 보도가 돼 나는 '스승을 때린 천하의 몹쓸놈'으로지탄을 받아 야구를 그만둘 생각으로 한달동안 가출을 했었다. 결국 감독님의 적극적인 해명으로오해가 풀려 다시 야구 배트를 잡았지만 참으로 잊지못할 사건이었다. 나중에 감독님에게 얘기를들어보니 극성 팬인 택시 운전사 한 분이 우리가 농땡이 치는 것을 발견하고 학교로 전화를 건것이 탄로가 나게된 배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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