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전부터 정정(政情)불안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해있던 인도네시아에서 드디어 시위대진압에나선 치안군의 발포로 오늘 현재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하는등 더욱 혼미속에 빠지고있다.
처음엔 일부도시에서 생필품품귀에 대한 산발적인 항의 시위로 시작됐는데, 어제 경우 6대도시에서 동시다발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불법시위'에 대한 발표명령이 있은지 하룻만에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 사태는 점점 심각해지게 된 것이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생필품부족에 있지만, 근본 원인은 수하르토 대통령의 장기집권시도에 따른 정국불안에 있다. 수하르토대통령이 32년간의 통치기간을 마감해주기를 바라는 야당과 국민들의 여망을 묵살하고 7선에 다시 나서기로 하고부터 정정이 불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현행 대통령선출 방식대로라면 7선은 따논 당상이다. 간선제인 선출방식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절반은 대통령이 선임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3월1일부터 열흘간 개최될 선거회의는 하나마나수하르토당선이 확실한 것이다.
개발독재기간을 거쳤던 우리로서는 그나라의 정치·선거제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 싶지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서도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에 많은 개발투자를 하고있어 소요사태의 추이에 따라 매우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된다. 더욱이 IMF의 경제운영전반에 대한 지침을 받고있는 우리로서는 같은 처지의 인도네시아의 상황에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수하르토는 불과 며칠전 IMF 캉드쉬가 옆에서 팔짱낀채 내려다 보고 있는 가운데 IMF와의 협약이행을 성실히 하겠다는 '각서'에 서명까지 했던 점을 상기하기 때문이다.
IMF와 미국이 부정적입장을 갖고있음에도 인도네시아는 고정환율제채택 움직임을 보여 증권시장에서 루피아화(貨)가 미화 1달러에 9천7백루피아로 하룻만에 28%%나 폭락하는등 걷잡을수 없는외환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주식폭락·물가급상승·환율폭등 이미 경제난국을 겪고있는 우리로서는 그 고통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지금 성난 군중들이 인구 4%%의 화교(華僑)들에 분풀이 하고 있는 점도 크게 우려된다. 주로 방화와 약탈의 타깃이 화교들 상점이 되고 있는데, 자칫 중국등 관련국가를 자극시켜 국제문제화될가능성도 없지않다.
정국을 안정시킬 권한과 책임은 그나라 몫이지만, 데모대진압에 발포와 같은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점은 세계문명국가의 우려와 지탄을 받을수 밖에 없다. 우리정부도 교민보호와 투자비확보등에 따른 제반문제에 신속한 대응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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