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대구 원화여고가 학생들을 상대로 보충수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80%이상이 획일적 강제적으로 이뤄져 별 효과가 없다고 대답했다.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이(利)보다 해(害)가 많다고 보는 교사들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구에서는 보충수업·자율학습이 강행되고 있다.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대다수학부모들이 이를 원하고, 학교를 '명문'으로 만들려는 학교장들의 '뜻'도 강행의 방향타 노릇을한다. 학부모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이래서 반대
학생들이 하루 18시간 공부하는데 매달려 몸을 견뎌낼 수 있을까. 교육청 한 관계자가 "애들은젊어서 괜찮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 관계자도 고3년생과 함께 일주일만 생활해보면 다시는 그런 주장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체력이 달리는 학생들은 시도 때도 없이 졸거나 자고 일부 교사들도 학생들이 안쓰러워 나무라지도 않는다 한다. 이렇게 공부시키는게 과연 현명할까.
학생들은 보충수업에 대해 고개를 갸웃한다. 보충할 공부가 있으면 정규수업 시간에 하지 왜 '보충'을 해야하느냐는 의문. 학생들은 또 자율학습을 '강제 타율학습'이라 부른다. 부모와 학교가원해서 교실을 지키고 있지만 너무 고통스럽다는 표현이다.
밤 늦은 시각 고교 교문 앞에 서 있어 보면 발랄해야할 학생들의 표정이 굳어 있는데 놀란다. 싸움 같은 공부에 아이들의 성격까지 변한게 아닌가 걱정될 정도이다.
한 가출 고교생의 학부모는 "공부를 하든 안하든 학교에 있다니 안심된다"고 한다. 그러나 하기싫은 공부만 하라고 하니 가출한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을까.
보충수업·자율학습은 무책임한 학부모와 이기적인 학교의 졸렬한 합작품이다.최정숙(42·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전회장)
이래서 찬성
입시를 앞둔 학생에게는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이 필요하다.
집에서 공부해도 되지만 학교보다 집중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주위가 산만해지기 쉽다.TV, 컴퓨터게임등 학생들을 유혹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맞벌이 부모들이 많아 자녀들의 학습이나 생활지도를 하기 어렵다.
반면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해준다.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선의의 경쟁심이 유발돼 학습의욕을 높일 수 있다. 또 부진한 과목을 서로 보충하고 공부하기 힘들때 그 고비를 잘 참고 넘길 수도 있다.
대입수능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정규수업만으론 부족한 것 같다. 수업시간엔 정규교과 과정을배우기도 빠듯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학원 등 사교육기관에 의존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물론 학생들이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에 매달려야 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는 않다. 그렇지만 사회는 경쟁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이를 외면할 수 있는가.
윤병숙(46·여·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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