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日 정년퇴직 바람

일본의 고도성장기인 지난 60년대에 회사원이 되거나 마을을 떠났던 농민의 아들들이 지금부터 서서히 정년퇴직시기를 맞고 있다. 경제불황의 원인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이들 사이에는 농촌으로의 회귀 본능이 되살아나는 추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농업을 새로운 자신의 주업으로 시작한 사람이 지난 96년에는 10만6천명을 넘어섰다. 4만2천명이었던 92년의 2.5배에 달하는 숫자이다.

농촌 부근이나 지방도시에 살고 있는 근로자 세대에서 휴일을 이용해 조금씩 농사에 재미를들이고 있던 사람들이 정년을 계기로 부부가 함게 전업농가로 돌아서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비농가 출신이면서도 처음으로 농업에 도전하는 신인들도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

일본 언론들은 이들을 '정년귀농(停年歸農)'이라고 부르며 지금은 농업이 인기있는 직업의 하나가 됐다고 전하고 있다. 월간 '현대농업'을 발행하는 출판사에서 4월호 부록으로'정년귀농특집호'를 발행하자 2판, 3판을 거듭해야 할 정도로 반응이 대단했다고 한다.지금부터 '귀농'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만 읽힌 것이 아니라 현재 농촌에 살고 있는 전업농민들로부터도 '농업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신규참가자들의 진지한 자세에서 많은 격려를받았으며 자부심도 느낀다'는 편지가 편집부로 날아온다는 것.

노동력의 고령화는 생산력의 약화를 가져온다는 우려도 있으나 고령자들에게 어울리는 농업기술들이 정비돼 있다. 특히 대량생산이 어려운 유기재배를 담당하는 고령자와 여성에 대한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인생 80년'의 시대를 맞고 있는 일본에서 확실한 연금과 퇴직금을 보유하고 농촌생활을 만끽하는 신규 참가자들의 삶의 방식은 지역사회에 있어서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의 대량 귀농 추세는 농업을 위한 확실한 각종 기반이 조성돼 있는 '준비된 농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도쿄.朴淳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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