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정란씨(45·상지대 교수)가 시집 아닌 사회문화 비평집 '거품 아래로깊이'(생각의 나무 펴냄)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질병에 대해 메스를 들이댔다.
김정란씨는 지난해 낸 시집 '그 여자, 입구에서 가만히 뒤돌아보네'에서 보듯 난해한, 형이상학적 시를 쓰는 시인. 그러나 이번에 나온 책의 글들은 명쾌하게 읽힌다. 어떤 이론에 기대지 않고 진실에 대한 생생한 감각과 열정만으로 썼기 때문.
모두 4부로 나뉘어진 이 책 1부와 2부는 사회·문화 비평, 3부와 4부는 생활주변에 대한 글과 문학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대통령이 선거기간에 '문화'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해 새 정부 들어서고 많은 문화인이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문민정부하에서 '문화체육부'라는 이상한 형태로 변질되었던문화부의 개념은 '문화관광부'라는 더 이상한 개념으로 대치됐습니다. 이러한 직제를 만들어낼 정도로 우리나라 정부가 가지고 있는 문화에 대한 식견이 단편적이라면 거세게 밀려오는21세기 문화전쟁의 파도를 어떻게 타넘을지 걱정입니다"
'문화관광부 유감'을 비롯해 '굴비에 대한 단상', '문화정책 전문가들에게' 등의 글에서 문화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근시안적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 그는 베스트셀러 작품들에 대한 분석에서도 '힘의 논리에 순응하는 대중들의 양심을 자극'하는 신랄함을 보인다. 김진명의 '하늘이여 땅이여'는"감상적 애국주의로 포장된 과대망상증을 대중에게 부추기는 저급한 문화상품"이라고 꼬집고 있다.
이밖에 '여성육체의 이미지', '여자귀신들의 의미', '자연을 쓰다듬는 여자의손' 등의 글에서이 나라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성찰하고 있고 'IMF, 내적성찰의 계기'에서는 "IMF위기는 그 형태가 고약하달 뿐이지 우리 사회에 미구에 닥칠 수밖에 없었던 토털 리콜 사인일 뿐"이라며 이 위기를 "정치·경제적인 변혁에 앞서 정신적인변혁"의 기회로 삼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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