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동은행 합병전략 정치적 배려 기대

은행권 빅뱅이 곧 가시화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실제 이합집산의 윤곽은 여전히 오리무중속을 헤메고있다.

대동은행의 경우 은행간 합병 대세 속에서도 정치적 배려를 지나치게 기대한 나머지 합병전략을 짜는데 실기(失機)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당초 대동은행은 포철의 출자나 기협중앙회의 인수, 자민련의 공약 등 정치적 배려를 통한 독자생존에 희망을 걸어왔다. 같은 중소기업전담 후발은행으로서, 일찌감치 경남은행과의 합병을 선언한 동남은행과는 대조적이다.동남은행의 향후 진로는 지역금융권 구조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만일동남, 경남은행이 짝짓기에 성공한다면 대동은행으로서는 합병 파트너를 구하는데 상당한애로를 겪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처지가 비슷한 동남은행과 진작부터 행동을 함께 했어야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대동은행의 채병지 행장권한대행이 이경재 기업은행장 등 시중은행장을만나 합병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있다. 이행장은 이에 대해 기업은행은 정부출자은행으로서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며 합병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처지도 아니다 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업은행과의 합병이 그나마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있는 대동은행으로서는 기업은행과의 짝짓기를 쉽게 포기할 수 없으리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대동은행은 한때 대구은행과의 합병도 검토한 바 있지만 이는 당사자인 두 은행은 물론 지역경제계로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히면서 현재 수면 아래로 잠복한 상태다. 가장 우량한지방은행으로 인식되면서 초지일관 독자생존 전략을 구사하고있는 대구은행은 대동은행과합칠 경우 동반부실화 우려가 크다고 보고 방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있다.

거래업체 중복현상이 심한 두 은행이 합칠 경우 금융지원 창구가 줄어들고, 합병에 따른 동일인 여신한도도 초과돼 지역업체들이 대출금을 조기에 갚아야 하는등 지역 자금 경색초래와 같은 부작용이 많다는게 대구은행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대구은행은 합병이 불가피할 경우라도 대동은행과의 합병보다는 영업구역·고객기반의 보완성이 큰 부산·경남지역 은행을 파트너로 삼는다는 내부방침을 정해놓은것으로알려졌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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