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바야흐로'줄세우기'의 계절이 또 돌아왔다.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거대야당한나라당의 당권을 잡기위한 싸움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이어 4월20일 원내총무경선 때도 비당권파가 하순봉(河舜鳳) 현 원내총무 지지를 위해 가볍게 줄세우기를 한 적이 있으나 이번에는 당권을 놓고 벌이는 한판승부여서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또 앞으로 전당대회까지 남은 2개월여동안 계파별 단합과 친목도모를 목적으로 내건 줄세우기의 열기는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첫발을 내디딘 것은 92년,97년 두 차례의 대선에 앞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세몰이의 명수, 김윤환(金潤煥)부총재였다. 김부총재는 15일저녁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와 공동명의로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당무위원을 초청, 세과시의 서막을 열었다.이날 모임이 끝난 뒤 김부총재측은 당권파가 현실적 여건을 이유로 8월말로 늦추려는 전대소집시기를 8월10일 쯤으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요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명예총재 압박요인이 되고 있는 종로보선출마 건에 대해서도 이들은"결코 낙선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다"며"대선직전 의원직을 사퇴했는데 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논리로 당권파의 보선출마 압력에 맞섰다.
한편 이날 모임에는 원내 20명을 포함해 28명의 당무위원이 참석하고 9명이 위임의사를 전달했다. 합계 37명으로 당무위원 74명의 절반이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초청대상이었던 대구·경북출신 당무위원 가운데 김일윤(金一潤)의원만 참석하고 나머지 권정달(權正達), 정창화(鄭昌和), 이상득(李相得), 강재섭(姜在涉), 박헌기(朴憲基), 임진출(林鎭出)의원 등은 개인사정을 이유로 불참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이날 모임에 불참한 위임자 가운데는 세몰이를 비판하거나 전대 소집시기 문제를 안건으로 한 비당권파 만의 모임에 참석하기를 꺼리거나 당권파 비당권파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처신을 할 수 없다는 의원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자들 가운데도 사석에서 비슷한 견해를 밝힌 인사도 있었다.
외부적으로는 집안싸움으로 비치고 있는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격돌 틈바구니에서 이리저리몰려다니며 줄서기하는 모양새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줄세우기가 시작됨에 따라 소속의원과 위원장들은 계파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 눈치 저 눈치 봐가며 줄서기에 나설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되는 쪽에 줄을 서야 공천이나 당직을 배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李東寬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김정숙 소환 왜 안 했나" 묻자... 경찰의 답은
李대통령 지지율 2주 만에 8%p 하락…'특별사면' 부정평가 54%
"악수도 안 하겠다"던 정청래, 국힘 전대에 '축하난' 눈길
李대통령 "위안부 합의 뒤집으면 안 돼…일본 매우 중요"
국회 법사위원장 6선 추미애 선출…"사법개혁 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