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떼 몰고 북녘 빗장 열다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판문점통과 방북으로 남북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한 민간기업인에 의해 처음으로 열린 판문점은 이제 남북 분단과 대결의 장에서 통일을위한 남북 교류와 협력의 장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게 됐고 남북관계에도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정부당국자도 "그동안 판문점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의 상징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남북간인도적 구호물자의 전달이 판문점을 통해 이루어지게 된 것은 남북간 긴장완화와 화해협력분위기 조성의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정부는"이번 사례가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는 바람을 감추지않고 있다.

또 이번 정회장의 방북은 새정부 출범이후 정경분리원칙에 따라 기업 스스로의 책임과 판단에 따라 남북 경협을 적극 추진한다는 정부의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성과로 볼 수 있다.한편에서는 정회장의 방북 성사를 위해 옥수수 5만t과 소 1천마리 등 1백37억원에 상당하는물품을 무상으로 지원한 것은 방북비용으로 너무 많은 대가를 지불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없지 않다. 그러나 정부당국은 북측이 그동안 차단해왔던 판문점을 처음으로 개방시켰다는상징성과 이번 판문점 교류를 계기로 판문점을 통한 왕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 적지 않은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정회장의 방북이 현대그룹의 금강산 개발과 남북관광 교류를 위한 협의인만큼 이번 방북에서 금강산 유람선 등 금강산개발프로젝트 합의에 까지 이르면 남북 경협과 민간교류 활성화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전망이다.

현대측 관계자가 밝히듯이"민간기업인이 처음으로 판문점을 여는 것이 남북통일의 첫 삽을뜨는 일"이 됐고 정회장은 소떼를 몰고 닫힌 북녘땅을 연 통일의 전도사가 된 셈이다.정회장이 판문점을 통해 돌아오는 23일, 판문점에서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사이에 첫 장성급 대화가 이뤄지고 또 같은 시기에 세계기업인들의 원탁회의가 판문점에서 열리기로 하는등 이제 판문점은 남북 화해의 장으로 본격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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