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졸업후 선망받던 은행에 취직해 친구들이 부러워하던 것이 엊그제같은 데 언제 이런신세로 전락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은행직원이된 것이 한탄스럽습니다"
이번 금융감독위원회 경영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 조건부승인을 받은 A은행 김차장의 한탄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개시됨에 따라 안정적인 평생직장으로 인정받던 금융기관 직원들의 수난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금융권의 구조조정과 함께 대졸 취업예정자들의 선호 1순위였던 은행, 증권 등금융권은 기피대상으로 전락했고 직원들은 자신의 직장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속에 떨고 있다.
지난 5월 금융노련이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IMF이후 고용불안이 극심해졌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86.4%로 나타나 금융업 종사자들이 겪고 있는 고용불안의식을 드러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퇴출대상으로 선정된 대동.동남.동화.경기.충청 등 5개은행의 총임직원수는 9천48명이며 이들 은행의 퇴출로 상당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될 것으로 전망된다.금융감독위원회는 퇴출은행의 대리급이하 직원은 대부분 인수은행에서 고용을 승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해당직원들은 인수은행들이 과연 이를 지켜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더구나 퇴출대상 5개은행 뿐만 아니라 조건부승인을 받은 은행들도 대규모 인원.점포 감축을 단행할 예정이며 금융 구조조정은 올여름 내내 계속될 예정이어서 금융권에서 발생하는실직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IMF 체제에 들어선지 1백일이 되는 지난 3월까지 은행권의 명예퇴직자는 15개시중은행이 8천1백70명, 10개 지방은행에서 2천9백명, 5개국책.특수은행에서 1천4백60명 등총 1만2천5백30명. 10명중 1명꼴로 몸담던 직장을 떠난 셈이다.
금융노련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조흥, 상업, 제일 등 7대 시중은행의 점포당 평균인원수는 18.4명에 불과해 지난 90년의 38.5명에 비해 52.2%가 감소했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지난해 부도난 동서증권과 고려증권, 신세기투신의 직원들과 증권, 보험,리스 등 2금융권에서 구조조정으로 명예퇴직한 인원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최근 산업연구원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웅산업의 고용인원이 지난 96년말 기준 78만4천여명에서 66만3백여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갖기는 임원들도 마찬가지. 이번 퇴출대상 5개은행의 행장을 비롯한대부분의 임원들은 경영부실의 책임을 지고 대폭 물갈이 될 전망이며 이를 바라보는 타은행임원들도 속이 편치못하다.
금융계의 한 인사는"이번 은행퇴출로 인한 직원들의 실직은 서막에 불과하며 은행권 구조조정의 시작과 함께 금융기관 직원들의 수난시대도 본격적으로 개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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