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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5개은행 퇴출로 곳곳에서 소속직원들의 반발농성.출근거부등이 일어나는 바람에 은행업무가마비되고 월말거래결제를 못한 숱한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있는 날, 김대중대통령의 고려대특강은 어색한 감이 없지않았다. "국민이 힘모아 태평양의 기적을 만들자"는 국민에대한 격려는 보기에 따라 고통속의 국민들에게 용기를 줄 수도 있다고 할것이다. 그러나 발등의 절망을 두고 무지개빛 내일을 얘기한다면 고통받는 입장에선 어떤 생각을 갖겠는가. 더욱이강의 내용가운데는 야당을 비롯한 상당수의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지못하고 있는 대목들이들어 있어 설득효과에 의문이 간다. "햇볕정책은 유화정책이 아니다"는 주장과 지역주의를용납않겠다는 다짐은 현실상황과 괴리감을 주거나 논리적 착오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햇볕정책이 김대통령의 말대로 북한의 강경세력에 대해선 고통을 줄지모르나 북한의 잠수정침투도발행위에서 보인 우리정부의 대응은 전(前)정부의 경우와 비교 매우 유화적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북의 강경세력이 우리의 유화적 태도에 고통을 느끼게 될지는 두고볼 일이다. 우리가 저들에게 쌀을 줬을 때 저들은 우리에게 어떤짓을 했던가. 햇볕정책도却鄂 면이 있겠지만 그것이 유화책이 아니라며 원칙없는 양보가 있어선 안될 것이다. 또지역주의 불용(不容)은 국민이면 누구나 받아들여야할 국가적 지상명제의 하나다. 대통령의다짐이 중요한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영남권은 물론 충청권에서까지 많은 국민들은 김대통령 스스로의 지역주의성향을 의심하고 있음은 숨김없는 사실이다. 대통령취임후 정부인사의호남편중문제에서부터 퇴출은행선정에서의 지역차별말썽은 정부여당의 해명에도 석연찮은구석이 있다. 때문에 그것은 말의 문제가 아니고 실천의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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