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졸린 지역금융(2)-새 시스템 긴요

지역 경제에 몰아닥친 금융 구조조정의 태풍은 이번 대동은행의 퇴출로 끝난 것이 아니다.1단계 금융구조개혁이 마무리되는 9월말까지 4~5개의 보험사 정리, 종금사의 자기자본비율(BIS) 점검, 증권사의 영업용 순자본비율 측정과 경영개선명령 발동등 1.2금융권을 넘나들며쉼없이 이어진다.

금융 빅뱅의 뜨겁고 긴 여름이 이제 시작된것이다.

지역 기업들은 금융 빅뱅의 회오리에 휘말려 자금조달에 예전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우려가 크다.

가뜩이나 경기 하강국면속에 있는데 지역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9%나 되는 대동은행의 폐쇄는 엄청난 충격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살아남은 은행들도 앞으로는 더욱 보수적인 자금운용을 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은 한층 경색될 것 같다.

대동은행 폐쇄에 따른 지역 금융의 공백은 대구은행과 영남종금, 그리고 지역 금융권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국민은행이 상당부분 메워줘야 한다.

새 금융시스템이 어떤 식으로든 정착되고 지역 중소기업들이 여기에 적응할 때까지 이들 3개 금융기관은 지역 경제를 위해 예전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 지역 경제계의한결같은 목소리다.

지역 경제계는 지역 기업의 단기 금융 수요에 대해서는 증자에 성공한 영남종금이 상당부분떠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또 중장기의 안정적인 자금은 대구은행과 국민은행이 대동은행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방향으로 새로운 지역 금융시스템이 시급히 정착돼야한다고 말하고있다.

그러나 대구은행도 형편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폐쇄된 대동은행의 예금이 조금씩 유입되고있지만 아직 크게 옮겨오지는 않았다.또 대구은행 역시 경영평가를 받아야하는데다 지역 기업의 잇단 부도로 부실채권이 많이 생겨나고있다.

국민은행에 대해서도 지역 경제계는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못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노하우가 중소기업 전담은행이던 대동은행보다 못해 더욱 소극적인자금운용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이때문에 지역 경제계는 새로운 지역 금융시스템이 정착되고 지역 중소기업들이 여기에 적응할 때까지 정책적으로 자금 공급을 늘려줄 것을 바라고있다.

대구상의 김익성 차장은 "이대로 간다면 지역의 산업기반은 그대로 주저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며 "새 금융시스템이 정착될때까지 정부가 통화량, 통화증가율 목표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자금지원을 탄력성있게 늘려야할 것"이라 지적했다.

지역 기업들도 금융 빅뱅의 태풍속에 살아남고 새 금융시스템에 적응하기위해서는 안정경영과 체질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한다.

대구은행 진병룡 대은금융경제연구소장은 "매출액 신장과 같은 외형에 매달리기보다는 자금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대비, 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최우선을 둬야한다"며 "미래의 현금흐름에 도움이 안되는 부문은 과감한 매각이나 철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진소장은 또 "기업의 경영자원은 핵심 역량에 집중 투입해야한다"며 "특히 자산디플레와 금융개혁의 영향으로 기업에 대한 신용 공여시 담보대출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재무구조,사업성, 경영자의 능력이 기업 신용평가의 중요 잣대가 될 것인만큼 기업 신용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할 것"이라 지적했다.

새로운 지역 금융시스템의 빠른 정착과 지역 기업의 순탄한 적응은 지역 경제계가 금융 구조조정의 태풍속에서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뤄내야할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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