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통기타·생맥주·청바지로 대변되는 '포크'는 민중에 의해 오랜 세월동안 입으로 전해진 민속음악을 일컫는다. 흑인영가, 노동가, 사랑의 발라드, 옥살이 노래와 함께 노동운동가,행진곡 등이 포크음악으로 통칭된다. 포크는 정형화된 리듬과 화음을 규정하긴 어렵지만, 대체로 4분의 4박자 리듬의 가장 단순하고 정제된 곡. 포크기타만으로 또는 드럼, 베이스와 함께 연주되며 특히 가사에 메시지나 '저항정신' 등이 담겼다는 게 포크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한국 포크음악의 선구자는 한대수. 포크의 본고장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한뒤 귀국한 그는68년말 장발로 서양톱을 연주하며 '고무신' '물좀 주소' 등 해학이 담긴 곡을 선보였다. 이후 밥 딜런의 스타일을 답습한 서유석, 양병집이 가세했다. 70년대 초반 통기타·생맥주·청바지는 젊은이들의 절대적 기호품이 됐고, 포크는 청년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아침이슬' '작은 연못' 등 김민기의 주옥같은 곡들도 이때 등장했다. 그러나 한국적 포크는 탄생과동시에 10월유신이란 멍에에 옭아매져 된서리를 맞는다. '친구' '공장의 불빛' 등 시대의 아픔을 절절히 표현한 곡들과 '타박네' '부활가' 등 세태를 꼬집는 노래들은 은밀히 불릴 수밖에 없었다.
'저항가요'로서의 포크는 이후 '사랑타령'으로 그 취지를 바꾸면서 새 물결을 탄다. 송창식·윤형주의 트윈 폴리오는 '하얀 손수건'과 '웨딩케익'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어니언스의'사랑의 진실', 김세환의 '길가에 앉아서' 등이 포크의 황금기를 열었다. 70년대 후반 홍민의 '고별', 전영록의 '애심', 백영규의 '순이생각', 하사와 병장의 '목화밭'이 인기를 끌었다.당시 한국적 포크의 부활을 시도한 유일한 가수로는 '시인의 마을'을 노래한 정태춘을 들수 있다. 80년대초 표현의 자유에 더욱 족쇄가 채워지면서 포크는 언더그라운드로 숨어든다.대중앞에 나서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가꿔나간 조동진, 해바라기, 강은철, 시인과 촌장, 수와진, 동물원 등이 대표적 가수.
대중음악의 장르가 혼재된 요즘 포크는 번지수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 삶의 철학과 저항정신이 깃든 포크의 재도약이 아쉬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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