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하는 세대교체 움직임을 일컫는 '토니 블레어론'이 구체성을띠며 가시권에 들어왔다. 토니 블레어군(群)의 대표주자로 지목받아 온 강재섭(姜在涉), 강삼재(姜三載)의원이 연대, 8·31 총재경선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 23일 회동을 갖고 공동전선 구축에 합의하고 27일쯤 다시 만나 구체적인 도전방식과 시간표 등 세부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강삼재의원이 전했다. 또한 이들은 강재섭의원을 내세워 당내 변화의 기류를 흡수하는 쪽으로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이들은 늦어도 8월초까지는 사전 정지작업을 끝내고 공식 출마선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방선거와 7·21 재·보선 기간 내내 잠행을 벌여 온 강삼재의원은 두 사람 간의내부적 합의를 바탕으로 서울·수도권의 초·재선의원과 부산·경남지역의원·위원장에 대한 포섭작전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져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사람이 각각 출마 선언을 하고 선거운동기간에 연대 전선을 펼칠지, 아니면 한 사람이 출마하고 다른 사람이 선거운동본부장을 맡는 형식으로 단일후보로 나설지는 27일 협의키로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총재 경선에 참여하든 '토니 블레어' 바람을 극대화하기위해 공동보조를 취한다는데는 인식을 같이한 상태다.
다른 계보 중진들처럼 위원장 '줄 세우기'식 선거운동을 지양하고 당 개혁과 새로운 정치를외치며 젊음과 패기로 두 사람이 함께 전국을 순회, 바람몰이를 한다는 것이다.강삼재의원은 "총재 경선 참여 방법론은 두 사람간에 큰 이견없이 합의될 것"이라며 "장·단점을 다 고려해 당의 활력을 불어넣고 세대교체와 당 개혁을 위한 흐름이 대세로 정착되도록 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이회창총재체제'에서 두 사람은 각각 사무총장과 총재특보의 중책을 맡아 '강-강 라인'이라고 불리우며 당에 활력을 불어넣은 '콤비활동' 경력이 있다.하지만 이번에는 '이회창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참모로서가 아니라 이명예총재에 맞서 독립적 대중정치인으로 변신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관계로서의 공조체제다.
'토니 블레어'군(群)중 또 다른 한 명인 서청원사무총장은 일단 당직을 맡고 있는 만큼 두강의원과 달리 공개활동을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과 마찬가지로 당에 새로운 흐름이 분출돼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고, 주변에서총재 경선 참여를 권하는 움직임이 적지 않아 서총장도 조만간 총재경선 독자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강재섭의원의 총재경선 출마의사가 굳어짐에 따라 대구·경북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의입장은 매우 난처해졌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에서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를 몰표로 지원했던 이들은 지역출신 인사의 당권 도전으로 인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다.대세론과 대안 부재론을 바탕으로 김윤환(金潤煥)부총재를 따라 한 번 더 이명예총재에게힘을 실어줄 것인가, 아니면 차기 대선까지를 겨냥한'인재 육성론'에 몸을 실을 것인가 하는양자택일의 문제다.
또 김부총재와 강의원 가운데 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역의 특수성도 고민거리가 아닐수 없다. 강의원은 이같은 점을 고려, 당권도전 선언 이전에 김부총재와 이명예총재를 찾아가 저간의 사정과 배경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지구당위원장들의 동요 조짐은 경북에서 먼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중진들과 초·재선의원 등 6~7명이 이명예총재보다는 강의원지지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바람 일으키기에 성공할 경우 지역의 기류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기대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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