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디포럼98'-'독립영화' 한눈에 본다

IMF한파로 움츠러든 우리 영화계에 한가닥 빛으로 떠오르고 있는 '독립영화'. 타성에 젖은상업영화에 반발, 예술성과 실험성이 강한 작가정신으로 한국영화의 대안을 제시하는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인디(인디펜던트)'영화로 불리기도 하는 독립영화가 본격 시작된 것은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 이른바 운동권 영화가 제작되던 80년대. 초저예산으로 상영시간 50분 이내의 16, 33㎜필름으로 제작된 이 영화들은 '반체제 정치영화'라는 홀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뀜에 따라 이같은 인식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경제난으로 영화시장에서대기업 자본이 줄어들고 할리우드 직배영화의 시장 독점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독립영화는한국영화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는 독립영화 출신 감독들의 눈부신 활약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조은령 감독의 단편영화 '스케이트'가 한국영화 최초로 경쟁부문에 진출, 호평을 받은 것을 비롯, 귀신이야기로 입시위주의 비인간적인 학교를 비판, 학원가에 '괴담' 신드롬을몰고온 '여고괴담'의 박기형 감독,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 등 독립영화 출신 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가 눈부신 성장을 이루기까지 독립영화가 밑거름이 된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 최근들어 우리 정부도 소형.단편영화의 상영등급 분류심의를면제하고 제작비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독립영화의 발전을 위해 전향적인 태도를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독립영화가 '습작'이 아닌 '진정한 작품'으로 빛을 발하기 위해선 제거해야할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반 극장에서 외면하는 독립영화의 배급과 상영 문제나 관객층의 저변 확대 등이 바로 그것.

이처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다양한 독립영화들을 한자리에서 관람하고 제작 감독들과 직접 만나 독립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독립영화축제가 지역에서도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디포럼 98'. 인디포럼 98 작가회의가 주최하고, 씨네마떼끄 아메닉, 전국씨네마떼끄연합,인디포럼 98 사무국이 주관하는 독립영화제로 오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동아쇼핑 아트홀에서 열린다. '나, 독립영화야!'라는 슬로건 아래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37편의 극.실험영화, 15편의 애니메이션, 3편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독립영화들이 소개된다. 대부분 지역에 첫 선을 보이는 작품들.

30일 오후 6시 개막식에는 임창재 감독의 실험영화 '눈물'과 '소년기'(감독 임필성), '뱅크'(감독 조중현) 등 3편과 지역에서 활동중인 애니메이션 제작단체 '모션 & 픽쳐'의 '욕망', '못', '생존'(감독 손영득) 등 3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대구를 찾는 감독은 조중현, 임필성, 손영득, 이덕희('숨바꼭질'), 안재훈('히치콕의 어떤 하루'), 박찬욱('느린 여름'), 박경목('행복하지 않다'), 강미자씨('현빈')등 8명. 비디오 카메라로 자유로운 창작정신을 발휘해온 '10만원 비디오 영화제' 출품작 7편과 대구.경북 비디오 영상축제 참가작 4편도 소개된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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