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수립을 전후한 우리 가요계는 일제가 물러나면서 빈약한 시설이나마 아예 가져가거나폐기해 버려 레코딩조차 어려운 실정이었다.
여러 여건이 열악하기 이를데 없었던 이 시기엔 '귀국선','해방된 역마차','고향만리' 등 해방의 기쁨이 물씬 풍기는 노래들이 쏟아져 나와 유행의 물결을 이끌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나면서 기쁨의 노래는 아픔의 노래로 바뀌어갔다.
현인의 '전우여 잘자라'를 시작으로 '전선야곡', '굳세어라 금순아', '단장의 미아리고개' 등생이별을 담은 노래들도 잇따라 나왔다.
또 '이별의 부산정거장', '누가 이사람을 모르시나요' 등 전쟁으로 빚어진 비극을 담은 노래들이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이 시기에는 우리 가요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미8군쇼'가 등장하면서 영미권의 팝음악이 들어오게 된다.
60년대 들어 한명숙이 '노란샤쓰의 사나이'로 대뜸 신데렐라로 떠오르면서 현미, 최희준, 패티김, 이미자, 위키리, 신중현, 윤복희 등 미8군 무대 출신의 가수를 배출하게 된다.트로트의 대표주자는 50년대 후반에 '열아홉 순정'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이미자.이미자는 공전의 히트곡 '동백아가씨'를 비롯 수많은 노래들을 발표하면서 트로트의 부흥을이끌었고 '안개낀 장충단공원'의 배호, '빨간 구두 아가씨'의 남일해, 그리고 트로트 재건을기치로 내건 남진.나훈아에 의해 70년대로 이어지게 된다.
또 이 시기에는 시대를 앞서나가는 천재적인 아티스트가 등장한다. 한국 로큰롤의 선구자로불리는 신중현이 주인공.
신중현은 '빗속의 여인','커피한잔','미인' 등의 주옥같은 명곡을 선보이면서 록장르를 우리가요사에 한 축으로 정착되게 했다.
그렇지만 5.16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62년도에 생겨난 방송윤리위원회가 '동백아가씨' 등을 비롯해 수많은 곡들을 금지곡으로 지정하면서 가요계는 막대한 타격을 입게된다.
전성기를 누리던 트로트도 7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청바지와 통키타, 생맥주로 대변되는 포크음악에 밀려나게 된다.
국내에 포크음악을 유입한 한대수를 비롯해 서유석, 김민기, 양희은, 송창식 등은 대학가를중심으로 포크뮤직 선풍을 일으키며 당대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군림했다.
김민기와 양희은이 함께 만든 '아침이슬'을 비롯 수많은 포크송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가요수요계층도 성인중심에서 10∼20대로 내려오게 됐다.
가요계는 80년대 들어 조용필이라는 걸출한 슈퍼스타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도약기를 맞는다.
70년대 중반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이미 톱스타 대열에 올랐다가 대마초파동에 휘말려 은둔의 세월을 보내던 조용필은 '창밖의 여자'로 화려하게 컴백, 수 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면서80년대 중반까지 가요계를 평정하다시피 했다.
이 시기에는 또 민혜경의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 이선희 'J에게', 최진희 '사랑의 미로' 등 발라드풍의 노래가 득세했다. 트로트계도 메들리가요선풍을 일으킨 주현미와 현철, 설운도, 송대관, 태진아 등이 명맥을 이어갔다.90년대 들어서는 80년대에 각광을 받았던 발라드가 변진섭.신승훈 등의 스타들을 배출시키면서 전성기를 맞게되지만 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난 알아요'로 등장하면서 가요계의 주도권을 랩.댄스뮤직에 넘겨주게 된다.
랩.댄스뮤직이 10대들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되자 H.O.T, 젝스키스, 영턱스 클럽,지누션 등의 댄스그룹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와 청소년들로부터 광적인 인기를 끌었다.그러나 랩.댄스뮤직이 겉만 요란하고 알맹이가 없다는 비난과 함께 몇몇 가수들이 일본가요표절 시비에 휘말리자 가요계의 장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가요계 관계자들은 음악적 완성도보다는 인기만을 생각하는 젊은 가수군단과 국적불명의 노래를 양산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가요계 자체의 자정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말하고 있다.다행히 올해 들어 공중파 방송사들이 10대 위주의 가요순위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자정노력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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