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상이변 농사 빨간불…값까지 폭락

실업.소득감소 사태로 도시민들이 IMF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농민들도 폭우 등 이상 기후로 인한 소득상실의 고통을 심각히 받기 시작했다. 축산이 이미 IMF 찬바람을 맞은 뒤여서 고통지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과 = 추석을 노렸던 의성.군위지역 사과들이 폭우 때문에 10여일 앞당겨 출하되면서 가격 마저 폭락했다. 지난 25일 의성읍과 비안.옥산 등 농협 등 공판장에서는 홍월.모리스.아오리 등 품종 가격이 15kg 상자당 평균 1만2천∼1만3천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작년에 비해 1만원 이상 낮은 것.

서울 가락동 시장에서는 아오리 상품이 지난 14일 2만6천원까지 거래(도매)됐으나 21일에는2만1천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의성.張永華기자〉

▲포도 =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값 마저 하락해 농민들에게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청도가 주산지인 복숭아 농민들이 이미 이같은 피해를 입었다.

1백70여호 농가에서 1백50ha를 재배하는 칠곡군 지천면 포도 농민들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은 일조량 부족 및 높은 습도 등으로 인해 작년 보다 25%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값 마저 상품 10kg 한 상자가 2만원 이하로 떨어져 작년 보다 훨씬 낮다. 가락동 시장도매 시세는 캠벨 상품이 지난 14일 2만원 하다가 21일엔 1만8천만원으로 뒷걸음쳤다. 작년이맘때는 2만2천원 정도였다.

〈칠곡.李昌熙기자〉

▲인삼 = 작년 말부터 값이 30% 가량 폭락한 가운데 올해 생산량 역시 큰 감소가 예상된다. 최근 가격은 백삼(3백g, 25편)이 2만5천∼2만6천원, 수삼(7백50g, 10편)은 2만3천원 선으로, 작년 보다 30%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집중 호우 때문에 재배포가 5%나 유실되고, 일조량 부족 및 최근의 심한 일교차로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데다 낙엽 현상까지 발생, 10% 이상 감수와 품질 하락이예상되고 있다.

경북도내에는 6백83ha의 인삼밭이 있고, 그 중 2백15ha가 올해 수확 가능 면적으로 분류돼9백80여t이 생산될 것으로 기대돼 왔다. 이번 폭우로 인한 유실 면적은 11ha에 달했다.〈영주.宋回善기자〉

▲양파 = 내년 초여름 캘 양파 씨앗을 10여일 후면 뿌려야 하나 씨앗이 귀해 문제가 되고있다. 김천지역 재배농들에 따르면, 대산 농협의 경우 농가에서 씨앗 5천5백50홉을 신청했으나 아직도 38%인 2천1백60홉을 확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폭우 때문에 경남 창녕 등 채종지 피해가 심각, 전국적으로 씨앗이 달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문에 내년엔 양파 생산량 부족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우려했다.〈김천.姜錫玉기자〉

▲벼 = 심각한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 농촌진흥원에 따르면, 이삭도열병은 아직 발생 보고가 없으나 우려했던 벼멸구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1일 추산으로는 도내 벼 면적의 10% 가량인 1만3천4백여ha가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 며칠간 제대로 방제하지 못할 경우 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청도 지역에서는 실제 피해가 그보다 훨씬 큰 것으로 조사돼 있다. 전체 4천3백30여ha 중 60%에 이미 벼멸구가 번졌고, 벼 포기당 달라붙은 멸구 숫자도 평년의 2배에 이른다는 것. 이 상황은 엄청난 피해를 냈던 83년보다 더 나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도내 벼 면적의 1.5% 가량이 폭우로 유실.매몰돼 버렸고, 20% 가량은 침수됐다. 또 지난 5월11일 이후 8월26일까지의 일조시간이 평년 보다 31%나 적은 4백80시간에불과, 벼가 약하고 출수가 3∼4일이나 늦어지고 있다. 현시점 기준 출수율은 작년엔 98%나됐지만, 올해는 9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청도.崔奉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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